장인정신으로 첫걸음 내딛는 부품소재 기업…미드 · 현대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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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방산업 끝단인 소규모 부품소재 기업들.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병목이자 취약점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가업형 부품소재 기업들은 많았다. 단지 그동안 업계와 정부의 관심이 덜했을 뿐이다. 이번 ‘첫걸음 R&D’ 사업에 선정된 46개 기업들 모두 국내 제조업의 업그레이드를 이끌 주역들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26년간 베어링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IMF 당시 동업자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빈털터리가 됐지만 어렵사리 재기해 이제 베어링 하나만큼은 세계 어디 내놔도 자신 있습니다.”

 초정밀 순환 베어링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김신오 미드 사장<>은 국내 베어링 업계 산증인이다. 세계 선두 회사인 일본 THK에 근무하던 지난 1980년부터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근성은 남달랐다. 미드가 개발할 초정밀 순환 베어링은 반도체·LCD 장비와 산업용 로봇, 의료 장비에 폭넓게 활용되는 고부가 부품이다.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국내 산업용 설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대표적인 부품”이라며 “상업 생산에 성공하면 무궁무진한 시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개발 완료를 목전에 두고도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렸다. 오랜 기간 베어링 기술을 인정받은 터라 이미 국내외 고객사도 확보해 두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 정부 과제를 반드시 성공시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며 “꿈이 있다면 일본 업체들을 넘어설 수 있는 세계 메이저 베어링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2년간 자동차 부품인 점화코일용 부트와 방수캡 등을 생산해 온 현대산업은 첨단 전자부품인 칩 인덕터 개발을 맡았다. 칩 인덕터는 LCD 전원과 직류·교류 컨버터에 사용된다. 스마트폰·노트북PC·디카 등 휴대 기기의 필수 부품이지만 역시 일본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김주삼 현대산업 사장<>은 “이번 칩 인덕터 개발을 성공시켜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외 시장에서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어 볼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미 기존 자동차 부품에 이어 첨단 소재인 자성재료와 통신부품 사업도 추진하면서 고부가 부품 사업으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김 사장의 이런 욕심은 이력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967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와 아시아자동차와 첫 인연을 맺었다.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고집이 첨단 부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만든 셈이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은 회사를 운영하는 모든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할 때가 많다”면서 “첫걸음 사업은 기업을 제대로 성장시킬 도약대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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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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