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역습, 극적 합의 이뤄질까?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삼성전자 통신 특허 침해 혐의로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판매금지 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독일에서 이미 판매금지 된 상황이어서 애플 제품마저 비슷한 조치를 받게 되면 양사의 극적 합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26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소한 특허침해와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 심리공판을 열고, 애플 제품 판매금지 여부를 다음달 14일까지 판결하기로 했다.
다음달 14일 판결에서 판매금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애플은 네덜란드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팔 수 없게 된다.
현재 10여개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네덜란드 법정 판결의 쟁점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된 3세대(G) 통신칩세트에 삼성전자의 3G통신 기술이 무단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다. 이날 심리 공판에서 삼성 측 바스 베르그휘스 반 워츠만 변호사는 “애플은 지난 2008년에 3G 라이선스 없이 3G 휴대폰시장에 진입했다”며 “이후 의식적이고 구조적으로 삼성전자의 (3G 관련) 특허를 침해해왔다”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금지를 요청했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해 “유럽시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인텔이 인수한 독일 인피니온의 칩세트를 사용해 왔다”면서 “그런 방식으로 라이선스는 커버된다”고 반박했다.
네덜란드 법원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금지 판단 일정을 못박으면서 삼성과 애플의 물밑협상이 급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공판에서는 애플 변호인이 “삼성 측이 문제의 특허와 관련해 칩세트 가격의 2.4%에 달하는 과도한 요구를 했다”고 밝혀 물밑협상이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했다.
국내 한 변호사는 “네덜란드 법원은 이미 애플이 제기한 10건의 특허 침해소송 가운데 1건을 인정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을 내달 13일까지 판매하지 못하도록 판결한 바 있다”며 “내달 14일 판결에서 삼성이 승소하면 양쪽은 파국을 피하기 위해 크로스 라이선싱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