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사장 "적당한 기회에 법무팀에서 발표할 계획"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에 널리 퍼진 가운데 삼성전자 무선통신부장인 신종균 사장의 `미묘한 발언`이 주목된다.
신 사장은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공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아이폰5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법무 이슈이므로 이 자리에서 답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적당한 기회에 법무팀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기본적으로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 자리에서 법무 이슈에 대해 답하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적당한 기회에 법무팀에서 발표할 계획"이라는 말은 사실상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애플과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더욱 공격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그룹장 이영희 전무의 발언과 이 발언이 단 며칠 간격으로 나왔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삼성전자는 업계의 파다한 관측에도 그동안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답하며 확답을 피해왔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만약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법무팀에서 발표할 것이 없지 않겠느냐"며 삼성전자의 가처분 신청 제기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홍보팀의 박정훈 부장은 "삼성전자가 지닌 특허는 대부분 `원천 특허`가 아니라 `개량 특허`이므로 특허 소송에서 논의의 여지가 많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며 "`멀티터치` 등 애플의 원천 기술을 삼성이 쓰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대응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한국·미국·독일·네덜란드·프랑스·호주 등에서 제품 특허권 침해 등의 문제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태블릿PC와 관련해서는 애플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일부를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이 받아들여 갤럭시탭의 유럽 내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미국의 북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이 "애플의 가처분 신청은 공공의 이익에 반하므로 기각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삼성을 지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