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연말께 단행하던 삼성그룹 사장단과 주요 임원 정기 인사가 한 달 이상 빨라진다. 급변하는 경제상황과 경영부진 등의 문책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미 올해 사장단 인사를 위한 인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10월에 인선 작업을 시작한 것과 비교해 한 달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지난해는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임원 교체 규모도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단행될 분위기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실적 부진 및 일부 계열사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올해 인사를 통해 상당수 임원을 교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전체 임원의 21.9%를 신규 인력으로 채웠다. 5명 중 1명을 교체한 셈이다.
팀장 등 주요 실무급 간부의 대규모 인사개편도 예상된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는 물론이고 팀장급도 1968~1969년생을 전진 배치하는 대대적인 교체가 뒤따를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룹 인사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다른 계열사도 비슷한 상황 전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룹차원에서 새로운 인사시스템 도입 움직임도 관측된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S(소프트웨어)직군을 신설한 데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에 따라 여성간부 육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R&D(연구개발)직을 일반직과 별도 관리하는 이원화 방안과 매년 논의됐던 5단계 직군의 3단계 간소화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대대적인 인사 움직임에 임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와 임원 교체가 예상되는 계열사 및 사업부는 외부 접촉을 극히 자제하는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인사를 앞두고 몸조심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실적이나 문제발생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곳은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표> 삼성그룹 인사 동향(전망)
1. 인적 쇄신(실적부진 따른 임원 수시 인사, 1968~1969년 중간 간부 전진 배치)
2. S직군 신설(SW사업 강화)
3. R&D직군 인사 이원화(일반직군과 별도 관리)
4. 여성 간부 양성(여성임원 확대)
5. 직급 체계 5단계서 3단계로 조정(스피드 경영)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