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최광식 장관에게 문화란

 “인간 생활 양식의 총체입니다.”

 최광식 장관은 문화를 이처럼 간결하게 정의했다. 특히 그는 문화와 놀이의 인과관계에 주목한다. 모든 문화 원천은 놀이에서 시작됐으며, 여러 나라의 놀이가 축제가 되고, 문화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문화도 놀이에서 시작됐고, 체육도 마찬가지라고 그는 판단한다.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호이징거가 인간에 이름을 붙인 소위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에 그는 주목한다.

 이번에는 역사학자 출신인 최 장관에게 역사를 물었다. 그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정의하면서 “한 사회가 영위하는 문화의 풍요로움과 수준은 그 이전 세대 삶의 산물인 역사의 활용 정도와 관계된다”고 해석했다.

 또한 과거에 살았던 인간 생활양식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거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최 장관은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현대에 적용하는 이른바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역사와 문화를 씨줄과 날줄로 하는 법고창신 정신이 오늘날 요구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최 장관은 역대 문화부 장관 중 이어령 장관을 가장 존경한다. 인문학을 전공한 공통점도 있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목을 뜻하는 디지로그를 화두로 제시했던 이 전 장관 철학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디지로그 개념이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 지식정보사회에서 어떻게 조화시키고 융·복합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줬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이어령 전 장관의 디지로그는 최 장관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전통과 현대의 결합, 법고창신’과 일맥상통한다.

 최 장관은 20일 취임식에서 법고창신에 이어 또 하나의 화두를 직원들에게 던졌다. 다름 아닌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다.

 그는 “문화·체육·관광 등은 모두 호모루덴스와 관련된 것이어서 쉬면서 새로운 것을 재창조(레크리에이션)해 국민에 즐거움을 준다는 자세로 문화행정을 펼쳐나가자”고 직원에게 당부했다.

 서울과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최 장관은 “서울과 지방의 문화격차를 많이 느끼고 있다. 선진국이 제대로 되려면 지방에도 문화시설이 많이 유치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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