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오라클 CEO, 특허소송 화해 시도

두 `래리` 법정서 만나.."고르바초프-레이건 정상회담 같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마주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소프트웨어기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1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출두했다.

양사 CEO의 법정 출두는 지난해 8월 오라클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자바(Java)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미 연방법원이 양사 CEO가 법정에서 직접 만나 화해를 시도하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변호사, 임원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양사 CEO는 법정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았으나 소송과 관련해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법정에 먼저 도착한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생산적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만 짧게 말했으며 뒤이어 도착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언급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들의 만남에 대해 스콧 대니얼스 변호사는 냉전 종식을 위해 옛 소련과 미국 정상이 정상회담을 한 것에 빗대어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로널드) 레이건 같다"고 평했다.

이들의 화해를 위한 재판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재판부는 이날 화해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을 또 한차례 소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라클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OS가 되는 과정에서 자사가 소유한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 특허를 침해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오라클에 인수된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만든 무료 소프트웨어를 일부 사용했지만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얻는 광고수익 일부를 오라클과 나눠갖게 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해 그동안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모바일 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들에 비용 전가를 고려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들 제조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등 다른 OS를 사용하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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