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전력 허위보고"...정전사태 피해보상

최중경 "자리 연연 않겠다"...수습後 거취 정리

지난 15일 초유의 정전사태 발생 당시 전력거래소의 전력공급능력 과다계상 행위가 있었고, 잘못된 수치를 보고받아 적기대응에 실패한 지식경제부는 이를 사실상 `허위보고`로 규정했다.

정부는 또 정전 피해자들에게 신청을 받아 피해 보상에 나서기로 하고,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선(先) 사태수습-후(後) 거취정리` 입장을 밝혔다.

최중경 장관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경부의 정전사태 원인파악을 위한 사실관계 예비조사 결과 "전력공급능력의 허위계상이 있었다"면서 "사실상 허위보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에 따르면 발전기가 처음 예열상태를 거쳐 발전상태로 가려면 5시간 걸리는데, 예열하지 않은 발전용량 201만㎾를 공급능력에 과다 계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일 오후 2시30분까지만 해도 이미 기온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지경부에 보고된 예비전력이 350만㎾ 내외로 나와있지만, 사실은 140만㎾ 정도로 내려온 것이라고 최 장관은 전했다.

최 장관은 "그 상황이 오후 3시 다 돼서 (지경부에) 통보됐다"면서 "그러나 이 140만㎾에도 사용하기 곤란한 용량이 포함돼 있었기에 실제 예비전력은 24만㎾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공급용량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고의로 허위보고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최 장관은 또 자신을 향하고 있는 책임론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저의 거취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데 이번 문제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선(先)수습-후(後)거취정리`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사퇴한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이지만 사태 진상조사와 필요한 대책 마련 뒤 `책임있게` 물러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 장관의 이런 발언을 `수습 후 사퇴` 입장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경부는 이와 함께 "이번 정전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제조업체, 상가 및 일반 소비자 등에 대해 개별피해 사실 조사를 통해 보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비자단체, 중소기업중앙회, 회계사, 변호사, 기타 전문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관계자 등으로 피해보상위원회를 구성, 보상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상지침은 피해 유형, 업종, 구체적인 피해 보상 기준 및 조사절차 등을 담게 된다.

지경부는 특히 전국에 있는 189곳의 한전 지점,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각 지역본부,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에 피해신고센터를 열어 보상신청을 받기로 했다.

각 신고센터의 위치와 신고방법은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종합안내는 국번없이 123(한전 고객센터)을 통해 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보상위원회가 정립하는 지침에 따라 보상하고 이견이 있을 경우 보상위에 상정해 심의한 뒤 보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날 김황식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총리실 국무차장을 반장으로 하는 합동점검반을 꾸려 사태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고 향후 위기시 대응체제 개선 및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근본적 개선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총리실, 지경부, 행안부, 소방방재청, 경찰청, 한전,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점검반은 대책수립팀과 현장조시팀을 가동하면서 조사결과 책임있는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정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지경부는 전했다.

정부는 또한 단전 등 조치 때 자동경보, 재난예고방송 등을 통해 사전예고와 대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매뉴얼을 손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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