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피플] 이승훈 ILM 수석 기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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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루카스 ILM 수석 기술 감독

 “ILM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을 때 제 나이가 서른 둘이었어요. 처음에는 영어를 잘 못 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승훈 ILM(Industrial Light & Magic) 수석 기술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이 감독은 ‘스타워즈’ 영화역사의 일부분이 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ILM의 문을 두드렸다. ILM은 조지 루카스가 설립한 할리우드 최고의 디지털 특수효과 회사로 ‘터미네이터’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등 최고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디지털 영상을 담당했다. 그가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은 것은 후배들 때문이다. 디지털 영상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자신과 같은 진로를 선택하는 후배들도 늘어났다.

 “스타워즈는 제 꿈이었습니다. 영어도 잘 못 하는 상황에서 데모 버전을 백 번을 보내고 열 번의 면접을 거치는 동안 제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수 없이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야했어요.”

 이 감독은 낯선 환경, 서툰 영어실력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003년 당시 인턴의 신분으로 ILM에 입사, 현재까지 ‘아이언맨2’ ‘캐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스타워즈(시스의 복수)’ 등 굵직한 영화 작업에 참여하며 세계적 디지털 영상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소망하던 스타워즈 스태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조지 루카스가 더이상 시리즈를 만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마지막 역사의 일부분이 됐죠”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던 꿈이 이뤄지자, 자신과 같은 디지털 영상 전문가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떠올렸다.

 “미국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외국어, 실력,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지역사회나 해당 직군의 네트워크가 없다면 취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감독은 자신과 같은 고생을 덜 하길 바란다며 ‘타이밍’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예를 들어 ‘물’에 대한 영화나 게임을 준비하는 회사가 있는데,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기술에 대한 다양한 준비를 할 수 있다면 보다 취업이 쉬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작업별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능숙한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찾기 때문이다.

 “과거 학력이나 직업, 나이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고, 오직 실력과 작업내용으로만 평가받습니다. 십년이 지나도 자기계발을 계속 해야 하는 이유죠.”

 이 감독은 한국인의 DNA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빠르고 열정적인 기질의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단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며 후배들을 위해 ‘멘토’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디지털 영상 1세대로 손꼽히는 배종광 전 숙명여대 교수와 손 잡고 게임 그래픽 전문 학교인 GALA(Game Academy of Los Angeles)의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미국 내에서도 첫 번째 게임 전문 교육기관이다.

 배 교수는 1990년 한국 디지털 영상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LIM 출신으로 이 감독과 사제지간이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LA 인근에는 영화사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게임회사들도 많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 풍부한 전문인력과 높은 수준의 현장이 가까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게임산업은 영화산업에 이어 유망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전문 인력을 대거 흡수했다. 한국인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높은 무대라고 판단했다.

 “열정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세계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게임산업은 성장산업이기 때문에 영화산업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어요.”

 이 감독이 게임산업에서 또 다른 ‘위대한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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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루카스 ILM 수석 기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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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루카스 ILM 수석 기술 감독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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