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다문화가정 지원 앞다퉈 나서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최현석 이봉석 기자 = 지난해 국내에서 결혼한 10쌍 가운데 한 쌍은 어느 한쪽이 외국인인 국제결혼이었다. 농촌의 경우 이보다 비중이 높아 4쌍에 달했다.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태어난 2세들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은 언어ㆍ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우리 사회에 쉽게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이 이들을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채용을 확대하거나 소외감을 달려주기 위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 가운데 다문화 가정 지원에 가장 앞장선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200억원 규모의 다문화 장학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계열사 출연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을 마무리한 상태이며, 앞으로 재단 규모도 늘려가기로 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종로구 광장시장 내 우리미소금융재단 금융수혜점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 다문화가정은 18만 가구에 달할 정도로 큰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나아가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를 특별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지난달에 이미 3명의 결혼이민여성을 채용했다.

우리금융 다른 계열사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1월 다문화 합동결혼식에 2억원을 지원했고 우리파이낸셜은 다문화가정 영아보육시설을 후원했다.

KB금융은 2008년부터 전국 10개소의 KB한글배움터에서 200여명의 다문화 가정 아동을 돌보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KB국민카드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후원 등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다문화가정 소통공간인 하나다문화센터 `다린`을 삼선교지점 3층에 마련했다. 또 천주교 재단법인 바보의나눔과 업무협약을 체결, `바보의나눔` 금융상품을 내놓으면서 자체 출연한 기부금이 다문화가정을 돕는 데 쓰이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창작극단 `샐러드`의 창작 음악극 `마리나와 비제이`를 후원해 7~8월 서울과 지방 공연을 했다. 또 1천여명의 서울 및 지방 초등학생과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공연을 관람토록 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경기도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 4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각국 전통놀이 체험 등으로 꾸며진 `추석맞이 다문화 축제`를 열었다.

지방은행들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최근 외국인 근로자 문화쉼터를 열면서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지난해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천명한 전북은행은 다문화 가정 친정부모 초청 행사, 다문화 가정 특별금융상품 출시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국제결혼 가정의 가족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외국환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지원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꾸준한 지원을 통해 그들을 진정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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