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진정국면에 들어가겠지만 주요 곡물과 금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기불안 등으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8월 말 두바이유 선물가격은 109.47달러로 전월 말보다 1.5% 떨어지면서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도 109달러 안팎을 맴돌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8월 말 114.85달러로 전월 말보다 1.6% 하락,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은 지난달 초 79달러까지 떨어졌으나 후반 들어 다시 반등하면서 전월 말보다 7.2% 떨어진 88.8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9월 들어서도 여전히 90달러대를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 국제 유가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지역 국가들의 부채문제와 미국의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리비아 원유 생산이 재개된다면 수급 및 가격 안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승제 연구원은 "선진국이 저성장 국면에 있고, 이것이 신흥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가기는 힘들겠다"며 "게다가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난 점도 유가 상승세를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비아 원유 생산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수 있는데다 이달 중 미국의 경기부양 가능성도 있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주요 곡물가격과 금값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여지가 있다.
지난달 말 시카고상업거래소(CBO)에서 거래된 대두(콩) 선물가격은 부셸당 14.49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맥(밀) 선물가격은 7.4525달러로 전월 말보다 10.8% 올랐다. 연중 최고치(8.9325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2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세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7.575달러로 전월 말보다 13.8% 오르면서 역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격은 중장기적으로 빡빡한 수급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강세국면이 지속되겠다"면서 "특히 재고가 부족한 옥수수의 강세가 두드러지겠다"고 전망했다.
금 가격은 지난달 23일 온스당 1천913.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이틀간 7.3% 급락하며 1천700달러까지 내려갔으나 31일에는 1천825.72달러로 반등해 전월 말 대비 12.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1천900달러선을 위협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천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금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조만간 거품이 터질 것이라는 의견과 추가 상승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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