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PC 시장에서 HP와 1, 2위를 다투고 있는 델이 PC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자매지인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마이클 델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HP의 PC 사업 포기로 PC 수익에 균형이 잡힐 것이며 고수익 서비스 시장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마이클 델 회장의 주장이다.
마이클 델 회장은 PC의 다이렉트 세일즈 시대를 연 델컴퓨터의 창업자이자 CEO다. 2007년 케빈 롤린스에게 CEO직을 맡기고 회장으로 물러났으나 델 실적이 악화되면서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마이클 델 회장의 인터뷰 기사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9월 12일자에 실린다.
마이클 델 회장은 HP가 PC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발표를 한 후 즉각 트위터에 “굿바이 HP, 더 이상 HP PC를 볼 수 없어서 유감”이라고 썼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도 이 메시지를 확대했다. “델은 여전히 PC 비즈니스를 좋아하며 계속 PC 세계에 머무를 것”이라고 마이클 델 회장(46세)은 강조했다.
5년 전에는 PC 시장 1위가 HP 아닌 델이었다. 컴팩을 인수한 이후 HP의 PC 사업이 델에게서 시장 1위의 타이틀을 빼앗았다.
블룸버그는 PC라는 과거 산물에 대해 HP와 델의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며 “마이클 델 회장은 처음 델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할 때 PC가 발판이 되었던 것 때와 마찬가지로 PC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델은 지난 2년간 10개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IT서비스, 네트워킹, 스토리지 등과 같은 영역으로 넓혀왔는데 저비용, 저수익의 PC 사업이 고수익의 기업 제품 판매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델의 2010년 데스크톱과 노트북 및 관련 주변기기 매출은 약 390억달러이다.
또 문제가 생긴 소비자 제품을 면밀히 분석하고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미 델의 판매 매출에서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의 비중은 50%를 넘는다. 마이클 델 회장은 “계속 사업을 가지치기 하고 있으며 저수익 매출의 많은 부분을 고수익 매출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델 회장은 델을 2006년과 같은 전성기로 되돌려놓아야 한다는 압력에 처해 있다. 델은 2006년 회계연도에 전성기를 맞아 수익이 37억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7년에는 41%나 시가총액이 급락했는데 당시 CEO는 케빈 롤린스였다.
투자은행인 로버트 W 베어드의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놀랜드는 “마이클 델 회장이 스티브 잡스처럼 컴백해 회사를 구할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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