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프린트, 첫 아이폰 공급에 승부수 띄워
이번 가을 아이폰을 처음으로 공급하는 미 스프린트가 승부수를 띄웠다. 다음 달부터 스프린트가 공급하게 될 아이폰의 가입자에 대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프린트는 AT&T, 버라이즌 등 기존 아이폰 공급 이동통신 경쟁사들과 대항하기 위해 내달부터 자사가 공급하게 되는 아이폰5 가입자에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프린트는 안드로이드폰에 대해서도 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스프린트는 미국 내 3위의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로, 지금까지는 아이폰 공급을 하지 못했다. 아이폰은 먼저 AT&T를 통해 독점 공급되다가 아이폰4부터 AT&T에 버라이즌이 추가되었다. 소문이 무성한 아이폰5부터는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의 3, 4위 이동통신사에게도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의 이 같은 데이터 요금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재 AT&T, 버라이즌 등이 사실상 정액제의 무제한 데이터 사용 옵션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의 경우 지난 7월 초부터 아이폰을 포함해 스마트폰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중단하고 사용량 기반 과금을 하고 있다. 데이터 2GB 당 30달러, 5GB의 50달러, 10GB의 80달러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추가 GB당 10달러씩 추가하면 된다. 물론 이는 신규 가입자에게 해당된다. AT&T는 버라이즌보다 앞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없애고 월 15달러에 200MB, 25달러에 2GB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문제와 관련 깊은 익명의 소식통 제보를 전하며 “스프린트가 10월 중순부터 공급하는 아이폰5에 대해 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할 계획이며 이럴 경우 스프린트는 미국 내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옵션이 있는 유일한 이동통신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프린트는 대형 이동통신사들과의 경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15분기 연속 손실을 입었다. 아이폰 공급이 스프린트의 가입자 유치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아이폰4에서 아이폰5로 교체하려는 가입자들이 다소의 위약금을 물고라도 AT&T나 버라이즌에서 스프린트로 통신사를 바꿀 가능성이 높고 아이폰3GS 사용자들의 경우 2년 약정이 끝나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역시 스프린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닐슨의 조사를 인용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월 평균 492MB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 비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582MB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며 “아이폰 가입자들이 안드로이드폰 가입자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프린트의 이 같은 결정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했다.
스프린트의 아이폰 공급으로 미국 내에서 애플 아이폰의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버라이즌으로, 1년 전 아이폰4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버라이즌의 경우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은 아이폰4다.
버라이즌은 현재도 통신사 중 안드로이드폰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캐나코드 지니어스의 자료에 따르면 버라이즌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4다.
초기부터 아이폰을 공급해온 AT&T에서는 1위가 아이폰4, 2위가 아이폰3GS로, 최신 스마트폰들이 쉴 새 없이 출시되는 가운데에서도 구모델 아이폰들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적용하게 되면 스프린트의 네트워크 설비 투자도 증설된다.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의 인터넷 브라우징, 미디어 스트리밍이 급증하면서 트래픽 부하에 골치를 앓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고속의 4G 통신 환경에서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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