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원전사고 6개월] 재건 의욕은 충만하나 난관 여전…한일 경제협력 강화

 일본 정부는 지난 3·11 대지진 피해 극복 과정을 ‘부흥’으로 공식 표현하고 있다. 단지 피해를 복구하는 차원의 ‘재건’은 아니라는 뜻이다.

 부흥 정책의 밑그림을 짠 20여명의 각계 전문가 그룹을 부르는 이름도 ‘부흥구상회의’다. 부흥이란 지난 3월 11일 이전으로 회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유형의 경제적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난 1973년 제1차 오일쇼크가 일본 경제구조를 고도화한 계기가 된 것처럼 3·11 대지진 또한 새로운 도약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절전 활동과 신속한 피해 복구 노력이 일본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이런 의지의 반영이다.

 얼마전 높은 지지율로 출범한 신임 노다 요시히코 총리 내각은 최우선 정책 과제로 대지진 피해 재건을 들었다. 재무상 시절부터 주장했던 증세를 통한 재건 사업 재원 확보에 당장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하다. 국민적인 여론은 물론이고, 당장 국회 내에서 조차 증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만만치 않다. 조세 저항에 대한 국민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더라도 기업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쉽지 않다.

 간 나오토 전임 총리가 약속했던 법인세 인하 조치를 풀지 않았던 탓이다. 내릴 세금은 그대로 둔채 소비세만 올리면 새 내각 출범부터 벽에 부닥칠 수 있다. 막대한 재원 조달 방안은 부정적 여론과 함께 일본 국가 신용등급에 또 한번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무디스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3으로 한 단계 강등한 이유가 국가부채 때문이었다. 일본 국가부채는 재건비용 차입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내년 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219%에 이를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망한 바 있다.

 엔고 숙제를 풀기도 어렵다. 엔화는 지난 2차대전 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근 일각에서는 달러당 70엔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일본 제조기업들이 하소연이다. 얼마전 시가 도시유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협회장은 “엔화 강세는 일본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새 정부는 단호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IT 업체 가운데 하나인 샤프의 마치다 카츠히코 회장도 “일본 제조업체들은 환율과 법인세 등 끊임없는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면서 전력 수급난 문제 또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엑소더스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이 대형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70%가 생산 거점을 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주목할 대목은 대지진 이후 한국과 일본의 상호 경제 의존도가 뚜렷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8회 한일포럼에서 “일본 제조업이 대지진이후 일련의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한일 기업 간 협력과 대한국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들이 대지진 직후 한국산 부품소재 수입을 늘리면서 지난 상반기 한국의 대일 부품소재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1%나 늘어난 84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일 무역적자도 4억6000만달러 가량 감소했다.

 일본 산업계에서는 “부품소재 산업 주도권이 한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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