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이버 범죄의 피해액이 마약 시장 규모를 뛰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만텍이 8일 발표한 ‘노턴 사이버 범죄 보고서’는 사이버 범죄로 발생하는 연간 피해 금액이 3880억달러(약 416조원)로 2880억달러(약 300조원)인 세계 마약시장보다 크다고 추산했다.
사이버 범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금액은 1140억달러. 여기에 시간 손실이나 부가적인 피해 금액 2740억달러를 더하면 사이버 범죄로 인한 피해는 마약보다 심각해지는 것이다.
시만텍은 1년간 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범죄 실태와 인식을 조사했다.
사이버 범죄는 대상이 광범위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 수도 여느 범죄보다 많다. 보고서가 밝힌 지난해 사이버 범죄 피해자수는 4억3100만명으로 세계인구 6%가 사이버 범죄에 피해를 입은 셈이다.
특히 보고서는 온라인을 사용하는 성인 69%가 평생에 한 번은 사이버 범죄의 희생양이 된 경험이 있다고 분석해 누구도 사이버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또, 1초에 14명, 하루에 100만명이 사이버범죄에 노출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이버 범죄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18세에서 31세 사이에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남성으로 조사됐다. 이 계층에서 사이버 범죄 경험 비율은 80%로 전체 69%를 훨씬 웃돈다.
범죄 유형별로는 바이러스와 멀웨어 유포가 54%로 가장 많았으며, 온라인 사기와 피싱이 각각 11%, 10%로 뒤를 이었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인구가 증가하면서 휴대폰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도 느는 추세다. 사이버 범죄에 피해를 입었다는 이용자 중 10%는 휴대폰에서 사이버 범죄를 겪었다고 대답했다.
보고서는 모바일 보안과 SNS의 취약함과 보호 부족을 사이버 범죄 희생자 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시만텍측은 사이버범죄의 표적이 되는 이용자는 점점 늘고 있지만 사람들이 사이버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덤 팔머 노튼 사이버보안 고문은 “사이버 범죄 피해자 수가 일반 범죄 피해자 수의 3배나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 중 자신이 피해자라고 인식하는 비중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89%는 사이버 범죄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사이버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는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며, 모바일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이용자는 16%에 불과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