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사례가 더 많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요 M&A 사례를 살펴보면 57% 가량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IT업계의 주요 M&A 실패사례 5선을 통해 반면교사를 삼자.
1. 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했을 때 닷컴버블이 사상 최고조에 이르러 2000년 AOL은 타임워너를 무려 1820억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타임워너는 9년뒤 시총 360억달러로 추락했고, AOL 마저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25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 미국 통신사업자 AT&T는 컴퓨터 제조사 NCR를 1991년 시장 가격의 2배가 넘는 74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기업문화 충돌, 타깃 고객층이 달라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등 AT&T는 컴퓨터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이후 AT&T는 미국 케이블 업체 1, 2위를 달리는 미디어원과 TCI를 100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3. 시스코는 지난 2010년 자사의 주력사업인 라우터와 스위치 사업이 정체를 거듭하자 제품라인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비디오카메라 업체인 퓨어디지털을 5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550명 감원과 함께 2010년 4월 관련 사업을 철수했다.
4. 1999년 야후는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지오시티스를 4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등장과 함께 2009년 서비스를 철수했다. 야후는 2006년 온라인 미디어회사 브로드캐스트 닷컴도 50억달러에 매입했으나 시너지 형성에 실패하며 사업을 철수했다.
5. HP는 PDA의 최강자 팜을 12억달러를 들여 인수하고 야심차게 태블릿 제품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PC 사업분사와 함께 역시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가장 어려울 때 적절하지 못한 방향으로 M&A를 강행하면 모기업을 위기에 봉착시키기도 한다”며 “M&A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