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험인증기관 중국 지사 퇴출 위기

 국내 시험인증기관들이 중국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중국이 더욱 엄격한 인증 인가 조례를 이달 전격 시행하면서 설립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시험인증기관들은 현지 거점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이 연말 외국기업에 자국 시험인증기관 이용을 강제하는 법 개정을 예고,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서 수출품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수출 기회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7일 정부 및 기관에 따르면 중국 인증인가감리감독위원회(CNCA)는 외국 시험인증기관의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해 ‘중화인민공화국 인증인가 조례’를 지난 1일 시행했다. 중국 정부가 기술표준원에 지난 5월 말 법안을 통보한 지 3개월 만에 전격 공포했다.

 조례에 따르면 외국 시험인증기관은 인증에 필요한 모든 시험 검사 시설을 반드시 갖추도록 했다. 등록 자본금 300만위안(5억원)에 파견인력이 아닌 중국인 정규직 인력 10명을 상주하도록 하는 등 법인 설립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중국 측 위원회는 외국 시험인증기관이 사무소 형태로 중국 지사를 운영하면 활동 범위를 업무홍보에만 한정하도록 규정했다. 대부분의 시험인증 업무를 중국 시험인증기관에 위탁하도록 규정, 외국계 시험인증기관 본사와 지사 간 업무 교류를 막았다.

 사무소 형태로 중국 지사를 둔 상당수 시험인증기관들은 수십억원을 투자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시험설비를 갖춰야만 인증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생활건설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시험기관은 베이징·옌타이·칭다오·상하이 등에 5개 중국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시험인증기관 관계자는 “중국 지사는 현지에서 인증 신청만을 접수하거나 본사가 발급한 수출 기업 시험성적서를 중국에 확인해주는 형태로 운영했다”며 “중국 지사를 철수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표준원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기관은 시험 설비를 갖춘 중국법인을 설립할 여력이 없다”며 “중국 지사가 철수하면 중소 수출기업은 당장 시험 상담 파트너와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다 잦은 해외 출장으로 시험검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