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실리콘밸리를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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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막 삼십대에 접어든 도쿄대학 시바타 나오키 교수는 지난 6월 ‘그루브스’를 창업했다.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스타트업이다. 8월 중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열흘 동안 9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시바타 교수가 꿈을 펼친 곳은 도쿄가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다.

 니혼게이자이는 7일 실리콘밸리에서 뛰는 일본 스타트업의 현장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바타 교수뿐 아니라 일본의 젊은 고급인력들이 열도를 벗어나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 배경을 스마트폰 붐이 수많은 신종 비즈니스를 낳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이 기업 운영비용을 크게 떨어뜨린 상황에서 찾았다. 아울러 세계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를 펼치기에도, 사업이 궤도에 오른 후 굳이 기업공개까지 가지 않더라도 기업 매각이라는 출구전략을 선택하기에도 실리콘밸리가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소개한 시바타 교수는 지난 2009년 스탠포드대학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오면서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시장의 성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며 “스타트업은 큰 시장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네트워크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설립한 후 2005년 매각한 요시카와 요시나리 사장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한 전자악기 스타트업 ‘미셀’을 창업했다. 인터넷에서 친구와 악기를 공유할 수도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요시카와 사장은 내년 겨울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600만달러의 투자도 받았다. 그는 “IT 중심지에서 성공하면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며 실리콘밸리에서 다시 스타트업 창업을 결정했다.

 이제 20대 중반인 구보 게이 사장은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대상 호스팅(서버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럭스플렉스’를 설립했다. 이용 절차를 최대한 간소하게 줄이고 이용 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구보 사장은 “세계에서 이길 수 없는 서비스는 일본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많아 출구전략을 세우기 쉽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창업자 출신국가는 본국인 미국인이 가장 많고, 인도, 중국(대만), 일본, 독일, 이라크, 이스라엘 순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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