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기업이 생태계 조성·확대 경쟁에 나섰다.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한국기업 간 연대 조성도 필요하다. 급변하는 세계 IT산업 속에서 ‘IT 코리아’ 위상을 높이고 애플·구글을 능가하는 기업과 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다.
일본 LCD 기업은 일명 ‘재팬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합작사 설립을 결정하고 기업 간 생존 연대 조성에 나섰다.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이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로 양분되다시피 하면서 개별 기업 생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니·도시바·히타치는 중소형 LCD 제조 합작사를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한국 기업에 빼앗겼지만 중소형 패널에서 점유율을 높여 전체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의 연대 전략은 개별 기업의 생존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연결된다. 과거 디스플레이 산업 강국으로 군림했던 일본의 국가 경쟁력을 한국으로 넘길 수 없다는 의지도 합작사 설립에 작용했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국가 산업 발전과 직결한다. 이에 따라 스마트가전 등 급부상하고 있는 첨단 전자산업에서 국내 기업이 협력하면 해외 기업·국가 간 경쟁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새로운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국제 표준으로 정착하기까지 협력하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더 나아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원천기술 개발이나 지식재산권 공동 활용도 전략적 협력을 고려할 만하다.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 기업 간 협력은 새로운 융합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를 수 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국내 대기업이 새로운 시장·기술에 대한 표준을 주도하고 지재권을 공동 활용한다면 세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