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동반성장은 기업 스스로-부처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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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화두로 던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아가는 공생발전은 한국경제의 역사적 사명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없이, 중소기업은 대기업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승자독식은 당장은 이익인 것처럼 보이지만 생태계 파괴가 지구 전체의 위기로 발전해 모두에게 해가 되는 것처럼 궁극적으로는 모든 구성원에게 피해로 돌아간다.

 따라서 공생발전은 국가와 사회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정부 부처들은 동반성장을 위한 채찍과 당근 전략을 적절하게 내놓고 있다.

 ◇“동반성장 정부 개입 최소화”=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6일 청와대 지하별관회의실에서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동반성장과 관련해 “정부는 기업 스스로 기업문화가 변화되도록 하고, 도와줄 것이 있으면 도와주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대통령의 지시는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율적인 협력과 조정으로 이뤄지는 형태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 간 활동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자리만 마련해 주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부처도 개입을 최소화하돼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방안을 속속 마련 중이다.

 지식경제부는 공생발전의 후속조치로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 세부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동반성장위원회와 호흡을 맞춰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선정과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성적평가 작업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또 올해 15억원이었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인프라 구축’ 예산을 27억원으로 80% 늘려 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 인프라 구축 예산은 성과공유제 확산, 동반성장 실태조사, 동반성장 커뮤니티 확대, 동반성장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지경부는 특히 성과공유제를 활용한 중소기업의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해당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정책 등과 관련해 성과공유제 여부를 가리는 확인제도의 도입·운영에도 관련 예산을 쓸 계획이다.

 ◇동반성장 이행 철저히 점검=정부는 적극적인 개입은 최소화하지만 약속 불이행과 법위반 행위는 적극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공생발전과 관련, 56개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대기업을 상대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 이행 중간점검에 착수했다. 부당하게 하도급을 인하한 20여개 대기업에 대한 제재내용을 발표하고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한다. 현장조사 후 문제점을 개선토록 지도하고 필요할 경우 행정적·법적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또 동반성장 강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과 하도급법 집행 강화 및 동반성장협약 체결 확대를 추진한다.

 공정위는 또 동반성장정책이 국정 화두로 제시된 지 1년을 맞이함에 따라 앞으로는 동반성장정책의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중간점검 결과를 토대로 동반성장정책이 실질적 성과를 가져오도록 평가항목 및 기준도 개정해 기존의 자금지원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납품단가, 기술탈취, 판매수수료 조정내용까지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공정위는 또 동반성장의 핵심이슈 중 하나인 하도급 문제와 관련, 지금까지 법 집행의 중점을 대금 미지급·지연지급 등 지급 관련 사건에 치중했으나 앞으로는 감액,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금결정 관련 사건으로 전환해 중점 감시키로 했다.

 공정위는 부당하게 하도급 단가를 인하한 20여 개 대기업에 대한 제재 내역을 조만간 발표하고 다른 대기업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또 하도급 발주 관행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해 계약을 구두로 발주하는 업체는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검찰 고발 등 엄중조치할 방침이다.

◇공공기관도 동반성장 동참=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월 24일 경제 5단체장과 가진 상견례에서 동반성장과 관련해 “선진형 경제를 보면 정부보다는 민간 부문, 특히 기업이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라며“정부는 자발적으로 서로 돕는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공기관도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하기로 했다. 대기업은 6만9550개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을 이행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협약 체결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인력을 중소기업에 파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파견제도는 중소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퇴직자의 중소기업 재취업 기회를 확대, 중고령 근로자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공공기관의 대·중소기업 상생 협약보증 활성화 방안도 검토한다. 공공기관이 신용보증기금에 보증재원을 출연해 출연금의 12배까지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을 선정하고 내부거래 공시의무를 강화하는 등 공정경쟁 질서를 강화한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출연시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해외진출 유통 대기업의 영업망을 활용해 중소기업이 해외에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간 협약체결도 추진키로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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