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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과 뉴로스카이가 협력해 내놓은 `브레인 웨이브 TV`의 헤드셋들.

 ‘무서운 카피캣.’

 모방꾼이지만 만만하게 여길 수가 없다. 중국 기업 이야기다.

 하이얼·창홍·하이센스·TCL 등 중국 가전업체는 이번 IFA에서 지난 2010년보다 부스를 키우고 라인업을 강화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여전한 ‘한국 따라하기’ 일색인 가운데 일부 기업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높은 품질로 눈길을 끌었다.

 기술뿐만 아니라 눈에 쉽게 띄는 디자인에서도 중국 기업의 ‘한국 따라하기’는 여전했다. 하이센스와 TCL·창홍 등은 삼성전자 스마트TV 로고와 같이 ‘M’자를 입체화한 로고를 채택했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 2월 D8000시리즈부터 적용한 메탈 소재 베젤 역시 이들 업체가 따라하기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시도하기 전에는 시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사실상 금기로 여겨져 왔던 디자인이다. 또 4개의 금속재질 다리로 구성된 ‘쿼드 스탠드’와 유사한 디자인도 쉽게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은 지 6개월~1년만 지나면 중국 기업이 똑같이 카피한 제품을 내놓는다”며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고 공개 시점에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모방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IFA 전시장을 달군 기업도 눈에 띈다. 하이얼이 뉴로스카이와 협력해 내놓은 ‘브레인 웨이브 TV’는 이번 IFA에서 가장 눈길을 끈 히트상품 중 하나였다. 이는 뇌파 패턴을 탐색하는 마인드리더 헤드세트를 디지털TV와 연결한 것으로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꾸거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가 복잡하지 않은 게임도 생각만으로 할 수 있다.

회사의 3DTV ‘인터넷 3D-레디 LET 42-M500P TV’은 높은 대비와 선명한 색감으로 3D 콘텐츠 구현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200-Hz 기술과 조합으로 1920×1080 해상도를 자랑하는 선명한 그림과 ‘SRS 트루서라운드 XT 시스템’으로 가상음장을 영상효과로 보완하는 등 탁월한 기능을 자랑하며 IFA가 선정한 2011년 베스트 가전제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 업체 한 임원은 “아직은 유럽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많이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낮은 가격과 혁신적이 아이디어, 발 빠른 캐치업으로 급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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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로고와 유사한 TCL의 스마트TV 로고.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