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주파수 시대를 열자](중)700㎒대역 개척 절실하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국가 디지털TV 방식과 잔여 대역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주파수 경매가 과열로 치달은 데는 결국 주파수 자원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최근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공개하고 주파수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오남석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기획관은 “중·장기적으로 주파수 이용과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다각적인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트래픽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2015년까지 240~410㎒ 폭의 추가 주파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장 대안으로 떠오르는 대역이 디지털 전환에 따른 700㎒ 유휴대역과 일부 위성 대역으로 사용 중인 2.1㎓, 휴대인터넷 2.5㎓대역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현실성이 높은 대역이 700㎒대역이다.

 나머지는 대역폭도 좁을 뿐더러 글로벌 밴드로 활용도 역시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반면에 700㎒대역에서는 내년 디지털 전환이 끝나면 곧바로 최소 90㎒정도가 여유 대역을 확보한다. 디지털TV(DTV) 채널 계획에 따르면 470~698㎒대역을 DTV대역으로 확정했으며 698~806㎒ 폭이 여유 대역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방송계에서는 이를 다채널방송서비스(MMS), 울트라 고선명TV(UHDTV) 등 새로운 서비스 채널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세계적으로 700㎒대역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는 추세다.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는 DTV 전환 대역인 700㎒를 통신용으로 할당하는 등 국제 표준 밴드로 급부상했다. 이 때문에 디지털TV 유휴대역을 조기에 배치해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08년 DTV 전환 대역을 통신용으로 배분했다. ‘국가광대역통신계획’에 따라 700㎒ 대역을 통신 밴드로 할당하면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유럽도 이미 지난 2006년 주파수주관청(CEPT)에서 DTV 잔여대역인 790~862㎒를 통신용으로 배치했다. 독일·네덜란드·스웨덴 등이 주파수 배치를 끝냈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내 주요 국가도 2012년까지 DTV 전환대역을 이통용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일본도 아시아태평양무선포럼의 주파수 권고안을 받아들여 700㎒ 대역을 이통용으로 재배치했으며 중국도 자체 표준인 TD-LTE용으로 배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유흥렬 KT 부장은 “세계 각국이 DTV 전환대역을 이통용으로 재배치하는 이유는 주파수 효율성과 산업 유발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며 “700㎒ 대역은 망투자비가 2.1㎓에 비해 3분의 1에 그쳐 주파수 효율성이 좋다”며 “여기에 세계가 같은 대역을 활용해 이에 따른 부가가치 효과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국가가 발빠르게 DTV 전환대역을 이통용으로 배치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주파수 활용과 연구를 위한 스펙트럼공학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박준호 삼성전자 전무는 “대부분의 나라가 DTV 유휴대역을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한 통신용으로 배치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조기에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주요 국가 디지털TV방식과 잔여 대역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