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노키아 텃밭이자 심비안 OS가 대세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휴대폰뿐 아니라 스마트TV를 새로운 무기로 꺼내들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에딘버리 국제 TV페스티벌’ 연사로 나서 “모바일로 대표되는 혁명은 이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와 이미 스마트폰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OS는 회사의 큰 성장 영역”이라며 “2012년 초 유럽에 구글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의 이번 발언은 글로벌 IT시장에서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OS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뿐 아니라 대표적 오픈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TV 사업과 결합하겠다는 의미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 로지텍과 연합군을 구축, 그해 11월부터 미국에서 구글TV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미국 지상파 방송 3사의 견제로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가 휴대폰 사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2위인 모토로라의 셋톱박스 분야 기술과 결합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일체형 스마트TV 사업을 펼치는 제조사에게는 OS 소프트웨어를 오픈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분리형 스마트TV 사업은 모토로라의 셋톱박스 기술력을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모바일 혁명이 가져오는 변화의 핵심은 비즈니스적 잠재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혁명은 아마도 ‘중동의 봄’ 사례처럼 정부를 실각시킬 수도 있고, 민주주의 안에서 기득권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임시절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업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기술의 모든 잠재력이 세상을 재구성한다는 점을 미처 몰랐다고 회고했다.
슈미트 회장은 “페이스북처럼 구글의 이용자들이 서로 아는 방식을 개발했어야 했다”면서 “정체성 서비스와 평판 시스템은 앞으로 인터넷 전체에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석·이수운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