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OTP 팔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역발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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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각) 공개된 블랙베리 볼드 9900.

 모바일 입력 솔루션 전문기업 크루셜텍이 올 4분기 SW 시장에 진출한다.

 피처폰 제조업체에 모바일 입력장치 옵티컬트랙패드(OTP) 전용 유저 인터페이스(UI)를 무료로 보급하고, 안드로이드마켓 등 앱 장터에 OTP 전용 게임·콘텐츠를 공급해 ‘OTP 기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크루셜텍이 국내 부품업체로는 처음으로 HW와 SW를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은 OTP 기반 SW 사업을 위해 2년 전 서울 강남에 미디어렙을 설립해 다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올 4분기에 이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북미 고객사와 OTP 전용 앱 및 게임 공동개발을 위해 지난 4월 미국 자회사 소프트박스를 설립했다. 소프트박스는 향후 크루셜텍의 북미 사업 기획, 현지 업체와 공동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게 된다.

 크루셜텍은 강남 미디어렙 SW 관련 인력을 현재 60명에서 연말까지 100명으로 확대하고, 미국 자회사 인력도 현재 3명에서 2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보다 8억대 규모 피처폰 시장에 크루셜텍은 주목했다. 비싼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적용하기 힘든 피처폰 제조업체에 전용 UI를 무료로 공급한다면 OTP 시장을 확대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전용폰에 특화된 기능, 데스크톱 화면을 휴대폰으로 불러 마우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서비스 등 OTP 전용 솔루션도 4분기에 공개된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는 하기 힘든 세밀한 조작, 게임 등에 특화됐다.

 크루셜텍은 특히 OTP 전용 게임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일 유명 게임업체와 협력해 10개 OTP 전용 게임 개발을 완료했는데, 연말에는 30개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OTP 전용 게임수를 1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건준 사장은 “OTP 기반 생태계 구축 사업은 향후 10년간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면서 “올해 총 600억원 자금이 HW 및 SW 부문에 걸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국내 부품업체가 UI·콘텐츠 등 SW시장에 진출해 통합 솔루션 구축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회사 설립 초부터 크루셜텍은 통합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여기에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크루셜텍은 약 4년 전부터 꾸준한 연구개발과 함께 50여개 입력 솔루션 특허를 확보하는 뚝심을 보였다. 올 하반기 OTP 누적 판매량이 2억대에 육박하면서 OTP 기반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크루셜텍은 스마트폰으로 소외된 피처폰 시장에서 가능성을 봤다. 과거에는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플랫폼 선점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관심이 옮겨간 상태다. 즉 OTP UI를 보급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박승용 크루셜텍 이사는 “운용체계(OS)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윈도모바일 등 그 테두리 안에서 OTP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면서 “각 앱 장터에 OTP 전용 게이트웨이를 만들어 게임·콘텐츠 등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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