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이 글로벌 특허전쟁에 휩싸였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애플과 삼성이 특허침해 소송 등에서 보듯 특허전쟁은 더욱 가속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특허전쟁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 전자신문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룸에서 ‘특허전쟁 2011’행사를 개최한다. 학계·산업계·연구계·정부 전문가가 참석, 특허분쟁 현상과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분야의 기업간 특허 소송이 정리되는데, 앞으로 5년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다.”
IBM·마이크로소프트 특허책임자(부사장) 출신인 마샬 펠프스 미국 한림원(내셔널아카데미) 지식재산위원회 위원이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서 밝힌 말이다. 혁신 제품 또는 기술이 등장 후, 특허 이슈가 정리되는데 무려 10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수많은 업체들은 ‘특허전쟁’ 소용돌이에 빠진다. 막대한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해도 경쟁사 또는 특허괴물(Patent Troll)이 특허를 선점하면 로열티 등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금액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링크드인·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계가 부상, 관련 특허의 벨류(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글로벌 특허전쟁 속에서 우리기업들은 너무 소극적이다. 침해에 대응만하면 된다는 식이다. 해외에서의 특허 침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특허 대응이 하나의 비즈니스로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확연한 차이다. 우리 기업의 선제적 대응 사례는 거의 없다. 소송에 막대한 피해를 본 사례는 너무나 흔하다. 그나마 최근 대기업들은 공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삼성·LG전자는 특허센터를 확대하고 전문 인력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특허 대응을 ‘경영 핵심 3대 키워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본격적인 대응도 시작했다. 애플 특허 소송에 맞서, 미국 ITC에 특허침해 소송과 수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문제는 기술 벤처기업이다. 보유 기술이 회사 재산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벤처 입장에서는 소송에 걸릴 경우 살아남을 수가 없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10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2곳인 19.3%가 최근 3년간 특허분쟁을 겪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당수 중소벤처기업들은 손을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한 특허전쟁이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정부 주도로 최근 아이피큐브파트너스·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두 개 특허전문회사가 탄생했다. 해외 특허괴물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우량 특허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동시에 권리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백만기 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은 “미국 애플 핵심개발자는 200여명에 불구하지만 확실한 지식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우리나라도 지식재산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해야만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인이 전하는 특허전쟁 승자로 남는 비법
‘특허전쟁의 A부터 Z를 낱낱이 파헤친다!’
전자신문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가 공동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콘퍼런스룸에서 개최하는 ‘특허전쟁 2011’ 행사 기획 취지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특허분쟁에 대해 학계·산업계·연구계·정부 전문가가 참석해, 현상과 대안을 제시한다.
행사 부제는 ‘특허분쟁,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로 잡았다. 기업인들의 최근 가장 큰 우려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특허분쟁에 시달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고민이다. 그 해법을 행사에서 찾을 수 있다.
13인 특허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기조강연은 김정중 LG전자 특허센터 상무가 맡았다. 대학(KAIST·성균관대)에서 특허개발과 특허경영을 강연하는 등 산학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특허전문가다. 그는 ‘해외 특허분쟁에 강한 기업 만들기’ 강연에서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의 특허경영시스템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 기업들이 당당히 소송을 통해 특허료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기업 내 특허 활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경험을 토대로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특허분쟁 사례인 현대전자·하이닉스반도체 특허협상 사례도 전격 공개된다. 정동수 하이닉스반도체 특허그룹 상무는 ‘특허협상의 기본’에서 1989년 현대전자에서부터 현재 하이닉스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부문에서 특허분쟁이 어떻게 시작됐고 해결됐는지를 밝힌다. 하이닉스는 램버스 특허소송에 대해 끝까지 대응해, 승소로 이끌었다. 그는 강연에서 5가지 특허협상 기본전략을 제시한다.
정부 강연자로는 강경호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팀장이 나선다. 최근 특허소송 동향과 국제특허분쟁 대응에 대한 정부 지원시책을 발표한다. 국제특허분쟁 정보제공사업, 분쟁예방컨설팅 사업, 지재권소송 보험 가입지원사업 등이 소개된다. 그는 기업의 신속한 해외 특허 획득을 위한 지원사업을 포함 앞으로 시책에 대해서도 밝힌다.
박준성 삼성LED 상무와 류도현 탑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연사로 나서는 ‘특허전사에게 듣는 스페셜 가이드’ 세션도 주목된다.
박준성 상무는 국내외 개인발명가에서부터 미국·일본 기업의 대표적인 특허분쟁 사례를 소개하고 이들로부터 배울점을 찾는다. 국내 사례로 발명가 M씨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액 로열티를 요구해 타결에 이르는 과정을 공개한다. 특히 특허소송에서 특허 해석논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류도현 부사장 강연에서는 해외기업들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소개한다. 그는 “특허침해금지 경고장들은 성장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었다”면서도 “특허권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특허경영을 통해 회사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탑엔지니어링은 특허전담팀을 신설했으며, 사내 특허출원 및 관리 프로세스 개선, 경쟁사 모니터링 실시, 특허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을 펼쳤다. 대표적인 성공 특허경영 벤처기업이다.
신경섭 KAIST 교수는 ‘애플과 삼성전자 최후의 승자는?’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에 대한 전문가 시각을 볼 수 있는 기회. 그는 애플과 삼성전자 소송에 제기한 각 특허 및 지재권 현황을 소개하고, 양사가 침해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한다. ‘귀퉁이가 균일하게 둥근 직사각형 제품’ 등 구체적 소송내용을 들며 이것이 왜 소송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신 교수는 앞으로 소송 전개 시나리오에 대한 견해도 공개한다.
이민재 지식재산보호협회 본부장과 김종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각각 ‘특허분쟁 허와 실’과 ‘특허기술 사업화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이 본부장은 분쟁 사례별 대응 키포인트로 ‘경고장에 대한 초기대응’ ‘무효자료’ ‘회피설계’ 등을 꼽아 설명한다.
김종호 연구원 강연에서는 기술(촉각센서) 개발에서부터 상용화과정을 볼 수 있다. 그는 특히 개발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상용화할지를 고민했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을 자세히 밝힌다. 연구자의 자질과 자세에 대해서도 제안한다.
주최 측인 지식재산보호협회는 “세계적으로 지식재산 중요성이 커지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양상으로 진행된다. 특허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공격·방어·협상 등 스마트한 전략이 기업에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콘퍼런스는 기업의 특허 업무 효율화와 분쟁 대응 전략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허전쟁 2011 행사개요>
●일정 : 30일(화) 09:00~17:20
●장소 : 코엑스 그랜드콘퍼런스룸(401호)
●규모 : 9세션, 이슈토크쇼, 솔루션 전시 및 특허분쟁 무료상담소 운영, 참관객 선착순 450명
●주최 : 전자신문,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참석대상 : CEO, CIO, CFO, 법무 및 특허 담당자, 엔지니어, 연구관리전문가, 법조계, 이공계 학생 등
●문의 : 전자신문 정보사업국 신규사업팀(02)2168-9334
<특허전쟁 2011 프로그램>
김준배·정진욱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