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요트 대중화 시대 열리나

권도엽 장관 "`신 블루오션` 요트산업으로 고용 창출"

레저스포츠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요트는 여가생활의 `종착지`로 여겨진다.

선진국 호수나 강, 바다에 가면 어김없이 한편에 요트가 빼곡하게 정박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 소득 2만불에 접어들며 골프, 스키 등 선진국형 레포츠 인구가 나날이 늘고 있지만 요트는 여전히 거부들이나 즐기는 최고급 취미라는 선입견 때문에 저변이 좀처럼 확산되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양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의 마리나 활성화 계획에 따라 한강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강과 바다에 마리나가 속속 들어서고 있고, 요트를 배울 수 있는 교육장도 여러 군데 생기고 있다.

마리나는 요트와 보트의 정박 뿐 아니라 보관, 임대, 수리, 판매, 생산 시설과 레스토랑, 숙박 시설에 이르기까지 종합 서비스 시설이 갖춰진 해양레저스포츠의 핵심 인프라를 말한다.

인프라가 점차 갖춰지는 것에 비례해 요트 조종면허 취득자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요트 조종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총 5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0% 늘었다.

요트가 귀족 레포츠의 한계를 벗어나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현장을 보기 위해 24일 오후 여의도 근처의 한강변을 찾았다.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에는 지난 4월 개장한 서울의 첫 종합 요트장 `여의도 시민요트나루`가 자리해 있다.

국내에서 12번째로 조성된 이곳은 요트 90척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과 요트 승선장, 식당과 카페, 컨벤션 센터 등이 입주해있는 4개 층 규모의 마리나센터, 요트를 가르쳐주는 아카데미센터,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또 선실이 없는 1~3인용 딩기요트, 선실이 있는 6~8인용 크루즈요트,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비즈니스 보트, 자전거 이용자가 한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전거 페리 등 다양한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딩기 요트는 1인당 1시간에 4천원, 크루즈요트는 1만5천원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개장 이후 4천여명이 이곳에서 요트를 접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을 위한 요트 교육도 이뤄지기 때문에 `생초보`라 할지라도 이곳에서 몇 시간만 교육 받으면 요트를 큰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이상우 서울마리나 상무는 "딩기요트의 경우 3시간 정도만 배우면 어린이도 혼자서도 강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요트는 혼자서 타는 게 아니라 최소 4~8명이 모여 타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돈을 보태 요트를 구입하는 게 요즘 추세"라며 "중고 요트를 구입할 경우 1인당 부담이 천 만원 미만이라 과거처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요트를 하지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 휴회 중 짬을 내 여의도 시민요트나루를 깜작 방문한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요트에 대한 수요가 늘기 마련"이라며 "우리나라는 섬이 많은데다 일본과 중국 중간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살린다면 출발은 늦었지만 충분히 요트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정부가 요트와 마리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것들이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인 고용 창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요트가 활성화되면 요트나 보트를 제작ㆍ수리하는 산업이 함께 발달하고, 중국과 일본의 해양레저 인구를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조선산업과 레저ㆍ관광의 블루오션이 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내 시장이 커져야 한다"며 "정부는 마리나 등 인프라를 갖추고 국내 저변 확대를 위해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요트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안을 따라 20~30㎞마다 마리나가 있어야 이용객들이 순회하며 즐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는 현재 14개인 마리나를 2019년까지 전국 10개 권역에 총 44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건전한 수상 레저 문화 확산과 요트 인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해양레포츠 체험장도 차츰 늘려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방침의 일환으로 한국해양소년단연맹 주관으로 지난 달부터 이촌, 양화, 뚝섬, 반포, 여의도 지구 등 서울의 한강 5개 지역에 해양레포츠 체험교실을 열어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딩기요트, 크루즈요트, 카누, 카약 타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김형조 한강해양레포츠체험교실 학교장은 "10월15일까지 청소년과 성인에게 요트, 카약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강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요트와 보트, 수상 오토바이 등 국내 동력 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만8천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