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달 6일 시작한 3세대(3G) 이동통신망에서 제공하던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한달여 만에 와이파이 방식으로 갑자기 제한해 사용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야구중계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로 바꿨는데, 너무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와 협의도 없이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모하게 시작한 네이버의 잘못도 있지만, 카카오톡에 이어 네이버 야구중계 서비스가 망중립성 논란으로 인해 서비스를 불가피하게 접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계약해 국내 포털 사이트중 처음으로 프로야구 전경기를 모바일로 실시간 중계를 시작했다. 이를 이용하면 DMB 기능이 없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야구 중계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야구를 시청하기 위해 더 비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바꾸는 일도 속출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지난 16일 3G중계를 와이파이 방식으로 슬그머니 제한했다. 서비스 방식을 와이파이로 변경한다는 공지 한줄이 있을 뿐 명확한 설명은 없는 상황. 불과 한달여 만에 중단된 서비스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네이버측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3G 동시접속자가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 동영상이 자주 끊기는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불가피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전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해 온 만큼 부하가 높아 서비스를 접는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인기가 높은 서비스를 이렇게 갑작스레 닫아버리는 것도 정상적인 일처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3G 프로야구 동시접속자는 초기 7000여명 수준에서 2주만에 2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평균 3시간가량인 프로야구 경기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면 약 700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 트래픽이 발생한다. 4만5000원인 정액요금제의 데이터한도 500MB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를 2만명으로 환산하면 약 14테라바이트(TB)의 트래픽이 매일 발생한다.
이와 관련 이통사들의 입김이 영향을 준 것 아닌가는 의견도 있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언론과 인터뷰에서 “NHN이 KBO와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통신사들에게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며 “우리가 투자한 통신 인프라로 NHN이 수익을 내는 구조는 고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에 이어 네이버 야구중계까지, 이통사들의 3G망 부하를 유발하는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망중립성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망 중립성이란 ‘통신망 사업자는 모든 데이터에 대해 중립적이어야 하며 특정 데이터나 서비스에 차별을 둘 수 없다’는 서비스 원칙이다. 그러나 `무임승차`라며 비판하는 이통사들과 `정당한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모바일닷컴 업체들의 의견차이가 첨예해 앞으로 이같은 충돌은 간헐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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