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새계좌ㆍ장롱계좌로 투자
주가지수가 최근 폭락하자 `위기는 기회`라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낙폭이 지나치게 큰 우량주를 사두면 나중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에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개미들의 최근 거래 동향을 보면 한동안 주식에 손을 놓았던 투자자들이 매매를 재개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규로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활동계좌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8일 기준 증권 활동계좌가 1천861만4천786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서만 12만2천786개 급증했다. 하루 평균 9천445개가 증가한 셈이다. 지수 낙폭이 컸던 2~9일에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번 이상 거래한 증권 계좌를 말한다.
동일인의 복수계좌를 배제하면 전체 경제활동인구 2천448만명의 76%가량이 거래에 나선 것으로 추산된다.
활동계좌 수는 2000년 중 900만 개를 기록한 이후 2004년까지 감소했으나 2005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2007년 7월 1천만 개를 넘었고 이제는 2천만 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활동계좌 대부분은 일반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개설하는 위탁매매 계좌다. 나머지는 증권 관계기관이나 증권사 임직원이 사용하는 증권저축 계좌다.
신규 증권계좌 개설도 크게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 위탁매매 비중이 압도적인 키움증권은 5월에 일평균 820개, 6월에 700개, 7월에 880개가 열리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달 들어서는 18일까지 무려 1천800개가 개설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학습효과로 위기를 투자의 기회로 보고 주식 매수를 하려고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례적인 증가세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인 A사는 1월에 일평균 294개가 열리던 것이 7월에는 257개, 8월 들어서는 12일까지 444개가 개설됐고, B사는 7월 470개였던 것이 8월 700개로 늘어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환매해 직접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공격적인 성향의 고객이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하는 예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10년 전의 계좌로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데 살릴 수 없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며 요즘 뜨거워진 주식 투자 열기를 전했다.
인터넷 포탈 실시간 검색어에 풋옵션 매매방법, 사이드카 등이 등장한 것은 주식시장의 최근 분위기와 관련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