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기업이 모바일 운용체계(OS) 패권전쟁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구글과 애플이 양강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OS를 잇따라 내놓으며 도전에 나섰다. 구글과 애플은 더욱 강력한 차세대 OS로 다가올 패권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노키아·HP 등 시장 경쟁에서 밀린 기업은 아예 OS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벼랑 끝 전쟁’이다. HP가 지난 주 모바일 OS ‘웹OS’를 사실상 매물로 내놓으면서 인수합병(M&A)이나 제휴의 합종연횡도 숨 가쁘게 펼쳐질 전망이다.
애플이 조만간 아이폰 차기작에 탑재될 ‘iOS5’를 출시하기로 한 데 이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10월께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레퍼런스폰(새 OS 첫 번째 적용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을 출시한다. 애플도 ‘iOS5`를 ‘아이폰’ 차기작에 적용할 예정이어서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후발주자 도전도 본격화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독자 OS ‘바다’ 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다음 달 ‘바다 2.0’ 새 OS를 발표하고 ‘웨이브3’를 적용한 스마트폰도 3종이나 줄줄이 내놓을 방침이다. HP ‘웹OS` 인수 후보로도 떠오른 상태다.
PC OS의 강자 MS는 지난해 ‘윈도모바일7’을 한 단계 높인 7.5버전 ‘망고’를 탑재한 ‘윈도폰’을 오는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LG전자·HTC 등 안드로이드폰 제조사가 최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 대한 반작용으로 ‘윈도폰’ 개발이 더욱 활기를 띠는 형국이다.
염용섭 SK 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실장은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것은 시장재편을 의미한다”며 “PC 기반 유선환경처럼 무선 환경도 단말기 제조사, 네트워크 통신사업자보다 OS를 가진 자가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OS 패권전쟁은 9·10월로 맞춰진 ‘아이폰5’ ‘넥서스 프라임’ ‘웨이브3’ ‘윈도폰7.5’ 등 전략 스마트폰 대전으로 표출된다. 당장 판세는 구글과 애플의 쌍끌이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2분기 모바일 OS 점유율에서 안드로이드(43.4%)와 iOS(18.2%)로 시장을 양분했다. 바다와 윈도는 각각 1.9%와 1.6%로 게임이 안 된다.
급격한 판도변화도 가능하다. 노키아 ‘심비안’과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 추락했기 때문이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무선만 보면 MS는 현재 가장 약하지만, 스마트폰이 전화기가 아니고 컴퓨터라서 MS 반격이 예상된다”면서 “독자 OS 바다를 보유한 삼성전자도 멀티 OS 전략으로 단말기를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OS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정섭 SK텔레콤 스마트디바이스실장은 “결국 후발주자들은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등과 같은 소비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며 “모바일 OS 1차 소비자인 통신사업자도 철저하게 이런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단말기를 밀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기업 모바일 OS 현황
자료: 각사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