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변화, 벤츠 C 220 CDI 블루이피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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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C 220 CDI 블루이피션시

 처음 차를 받았을 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510㎞. 연료계는 눈금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시승을 막 시작하는 입장에서 연료가 가득 차 있지 않으면 약간 불안하다. 하지만 디젤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달리지만 않는다면 이것만으로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다녀올 수 있다.

 운전 자세를 잡고 나서야 실내가 제법 달라졌음을 깨달았다. C 클래스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실내 소재가 벤츠답지 않다는 평에 시달려야 했다. 바뀐 실내는 차를 달라 보이게 한다.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아졌다. 액정화면에 한글이 표기되니 한결 보기가 좋다. 내비게이션도 화질이 좋아졌다. 운전대는 스포티하게 생겼고 손에 쥘 때의 느낌도 좋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니 안전벨트가 몸을 살짝 조였다가 풀어준다.

 교통량이 많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25㎞를 달렸는데, 구간연비는 리터당 20㎞가 나왔다. 덕분에 주행 가능한 거리도 723㎞로 확 늘어났다. 디젤차는 정속 주행을 할 때는 물론이고 심하게 달려도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은 것이 장점이다.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급’자가 붙는 운전으로 47㎞를 달렸는데도 연비는 리터당 8.6㎞가 나왔다. 시속 90㎞로 정속 주행을 했더니, 순간 연비는 리터당 35㎞를 넘기기도 했다. C 220 CDI 블루이피션시는 자동변속기의 7단 기어비를 아주 낮게 잡았다. 7단으로 시속 100㎞를 유지하면 엔진회전수는 분당 1500 회전에 불과하다. 정차하면 시동을 꺼주고, 재출발하면 다시 걸어주는 기능도 갖췄다.

 엔진은 회전 질감이 좋고 부드럽게 작동한다. 넓은 영역에서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니 자동 변속되는 시점에서도 토크 하락이 별로 없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초로, 가솔린 모델인 C 200 CGI 블루이피션시보다 0.3초 느릴 뿐이다.

 여느 벤츠처럼 초기 페달 반응은 느긋하다. 최고출력은 170마력인데, 최고속도는 시속 230㎞로 꽤 높다. 5단에서 7단으로 바뀐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도 없고 깔끔하게 반응한다. 흠이라면 엔진 소리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대만큼 부드럽지 않다.

 하체는 말랑말랑하게 바뀐 듯하지만, 고속에서는 착 달라붙으면서 벤츠 특유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코너링 성능의 향상은 내장재가 좋아진 것보다 더 놀라운 수준이다. 그야말로 쫄깃하다. 브레이크 성능도 훌륭하다. 하체와 제동성능이 엔진 성능을 한참 상회하는 느낌이다.

 C 220 CDI 블루이피션시는 시승 전과 시승 후의 기분이 사뭇 다르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 가격이 5370만원으로 경쟁 모델들 대비 높지만 벤츠라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한상기 객원기자 hskm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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