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인쇄회로기판(PCB) 소재 업체들이 잇달아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소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기업·중견기업과는 다른 특화된 영역에서 자체 기술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TSP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CD·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관련 소재 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TSP 소재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산업용 잉크 및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잉크테크는 최근 은(Ag) 하이브리드 투명전극필름을 개발해 TSP용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을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품은 희유금속인 인듐을 대체할 수 있고, 진공 증착이 아닌 롤투롤 인쇄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어 TSP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잉크테크는 은 하이브리드 투명전극필름을 향후 TSP에 이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장비 업체인 신진엠텍은 감압식 TSP용 ITO필름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는 물론, 중국·대만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감압식 TSP는 최근 들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내비게이션·PMP 등 제품에 여전히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비싼 일본 소재와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 소재에서 고민하던 국내 중소 세트업체들은 감압식 ITO필름 국산화 덕분에 점차 숨통이 틔고 있다.
PCB용 솔더를 주로 생산하는 에코조인은 TSP 베젤 부분의 회로를 40㎛까지 구현할 수 있는 실버 페이스트를 개발해 마케팅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납 없는 솔더를 개발한 바 있는 이 업체는 고성능 실버 페이스트를 개발해 전자인쇄방식으로도 내로(narrow) 베젤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고명완 에코조인 사장은 “중소 업체들이 나름의 기술로 TSP 소재의 특화된 영역을 공략한다면 얼마든지 기회는 있다”면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의 확대로 TSP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LCD 소재 업체들의 터치 소재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