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급등에 홈쇼핑사 "벙어리 냉가슴"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급등하고 있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널값’이 뛴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15일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TV홈쇼핑 사업자들이 케이블TV방송 사업자(SO)에게 내는 송출수수료가 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566억원과 비교하면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수료 인상률 25%는 홈쇼핑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인상률은 14.5%였다. 이에 따라 1100억원 내외인 업체별 수수료 부담액은 올해 처음으로 1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참고로 지난해 업계 1위인 GS샵이 올린 영업이익은 1174억원이었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인상률 25%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고 일부에서는 50% 오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 방송채널을 점유하는 대가로 프로그램 공급자(PP)가 SO에 내는 금액이다. 통상 물가상승률, 매출 실적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하며 연초에 재계약을 맺는다. 주요 SO로는 CJ헬로비젼·티브로드·C&M·현대HCN 등이 있다.

 송출수수료가 급등하는 것은 공중파 방송 채널과 가까운 이른바 ‘황금채널’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홈쇼핑 채널인 ‘홈&쇼핑’이 내년 1월 1일 개국할 예정이고 종편채널이 연말 방송을 시작하면서 황금채널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종합편성 채널이 10번대 이하로 들어오려고 하자 홈쇼핑사들이 수수료를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 간 치열한 경쟁도 수수료 급등에 한 몫 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현재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GS샵이 보유한 황금채널 수는 80개 내외지만 롯데홈쇼핑은 절반인 40개 수준이다. 후발주자로서 홈쇼핑에서도 유통 명가의 자존심을 잇기 위해 롯데홈쇼핑이 황금채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수익은 악화되고 있다. GS샵은 2분기 매출 2194억6000만원, 영업이익 273억56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3.3%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1.3% 줄었다. GS샵 측은 “SO 송출수수료 및 판촉비 증가 등으로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공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와 비교해 CJ오쇼핑(-4.4%), 현대홈쇼핑(-15.4%), GS샵(-4.3%) 3개 업체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은 이렇다 할 말도 못해보고 SO가 하자는대로 끌려다니는데 이젠 제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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