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IT 강국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그 자리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드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선 인터넷에 비해 무선 인터넷 인프라는 취약했으며, IT 활용은 개인이나 기업보다 정부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1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11년 정보통신 백서’를 보면 주요 30개국 IT 종합순위에서 한국이 60.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간발의 차인 60.5점으로 스웨덴이 2위를 기록했으며, 일본(57.8점)과 노르웨이(57.6점), 덴마크(57.3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도 한국은 1위였다. 일본은 1년 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평가는 총 3개 분야, 8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IT 활용 분야는 △개인 △기업 △정부, IT 인프라 보급 분야는 △유선 △무선, IT 인프라 수준 분야는 △선진성 △안정성 △허용성이다. 한국은 활용 분야 1위, IT 인프라 보급 분야 5위, IT 인프라 수준 분야 3위로 고르게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반적으론 좋은 모양새지만 각 분야의 세부 항목을 꼼꼼히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우리 정부가 늘 자랑하던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보급’은 유선 인터넷에만 그쳤다. 유선 인터넷 보급 항목에선 한국이 63.9점으로 독보적이지만 무선 인터넷은 순위권에서 찾을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스웨덴, 덴마크 등이 무선 인터넷 보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붐으로 무선 인터넷의 중요성이 급상승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국의 IT 인프라는 과거형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IT 활용 역시 편중된 양상이다. 정부의 활용은 66점으로 2위 싱가포르와 4점 이상 차이가 나지만 기업 활용은 3위로 떨어진다. 개인 활용 항목에선 순위에 없다. 정부 주도의 IT 활용 정책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다.
유선·무선을 막론하고 IT 인프라 보급이 가장 좋은 국가는 덴마크다.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가 그 뒤를 이어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IT 인프라 수준은 일본과 스웨덴이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표> 국가별 IT 주요 항목별 순위
자료: 일본 총무성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