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친환경에 LPG보다 값싼 꿈의 연료를 우리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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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인천 생산기지 내에 있는 DME 공급설비.

 지난달로 한국가스공사가 100% 국산화를 이룬 디메틸에테르(DME)의 시범보급 사업이 끝났다. 실험실 단위에서 개발을 시작한지 10년만이다.

 가스공사가 개발한 DME 생산 공정은 DME 직접 합성 공정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다. DME 생산 실증 플랜트는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사례다. 향후 상용화 기술에서는 선진국과 기술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는 평가다.

 가스공사는 2010년 8월부터 강릉·영광·목포·포항 등 전국 네 개 지역의 충전소를 통해 가정 및 상업용 총 352개소에 DME-LPG 혼합연료를 보급, 실증 중이다. 이들 가운데 88.9%가 혼합연료 품질에 만족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가스공사 측은 밝혔다.

 ◇DME, 참 좋은데=DME는 CH3OCH3의 분자구조를 지닌 가장 간단한 에테르다. DME는 LPG와 물성이 유사해 LPG를 대체하거나 섞어 사용할 수 있다. LPG에 DME를 약 20% 이하로 혼합하면 기존 LPG 설비를 변경하지 않고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PG 가격의 70~80%에 공급할 수 있다.

 DME는 금속을 부식시키지도 않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온실효과와 오존층 파괴 등 환경 피해 우려도 거의 없다. 특히 DME는 액체로 변할 경우 체적이 크게 줄고 LNG처럼 초저온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수송 및 저장이 쉽다. LPG 설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체 상태에서 체적당 열량은 천연가스보다 1.65배 높지만 LPG에 비해선 35% 정도 낮다. 대신 연소 속도가 메탄보다 1.5배 빠르고 자연 발화 온도가 낮아 불이 잘 붙는다. 덕분에 힘을 필요로 하는 디젤엔진에 적합하다. 연료통과 연료를 분사하는 노즐만 바꿔주면 그대로 쓸 수 있다.

 자동차용으로 DME를 사용할 때는 5~10%를 혼합할 수 있으며 이때 연료비용은 5%가량 떨어진다. DME는 또 연소 후 불연소 탄화수소와 황산화물이 거의 배출되지 않아 수송용으로 적합하다. 하지만 수지나 고무 재질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고 점성과 윤활성이 떨어져 연료 펌프나 연료 분사 장치의 균일 및 마모도 고려해야 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DME는 수송과 저장이 쉬워 천연가스 공급이 되지 않는 도서산간 지방이나 소규모 마을에 LPG와 혼합해 공급할 경우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규모 가스전 개발로 에너지 수급 원활해져=DME 개발로 인한 가장 큰 이득은 경제성이 없어 놔둔 중소 규모의 가스전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늘어난다.

 가스공사는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지역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DME 생산 플랜트를 건설키로 하고 지난해 7월 공동연구협약(JSA)을 맺었다. 가스공사는 6개월간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3년께 플랜트 건설을 끝내고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 정부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DME를 생산하는 형태다. DME 플랜트 건설은 정부의 DME 상용화 계획과 발맞춰 진행되고 있다. 가정·상업용 DME뿐만 아니라 디젤 대체 차량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DME 공급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상용화=올 하반기 ‘DME-LPG 혼합연료 보급’ 관련법에 고시(안)까지 제정되면 2012년부터는 DME가 대중적인 연료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DME 수입 및 유통 업체 등장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상사를 중심으로 DME 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현재 연산 3000톤의 DME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오는 2013년엔 연산 30만톤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스공사 한 관계자는 “내년 초 관련법이 만들어지면 누구나 DME를 해외에서 들여와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서 “가스공사는 직접 개발해 공급하기 때문에 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해외는 지금=DME 연료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03년부터 메탄올에서 DME 연료를 생산, 가정용 연료로 쓰고 있다. LPG와 DME를 8 대 2 정도의 비율로 섞고 있으며 가정용 연료로 사용할 때 효율은 높은 반면에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 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DME 1000만톤 보급에 이어 2020년 2000만톤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 석유사용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중국에서는 2008년 현재 823만톤의 DME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다. 산둥 주타이화공과 선화닝메이(SNCG), 루띵화 등이 대표적 기업이다.

 일본과 터키·베트남도 최근 DME를 LPG에 섞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약 5%의 DME를 혼합한 LPG를 월 1500∼2000톤가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고 터키는 TARKIM이란 회사에서 연간 4만5000톤을 생산, LPG에 섞어 쓰고 있다. 일본은 FDME이 미쓰비시가스케미컬의 니카타 공장 부지에 수입한 메탄올로부터 연간 8만톤의 DME를 2008년 9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FDME는 미쓰비시가스케미컬·이토추·JAPEX 등 9개의 일본 회사들이 지분을 참여해 만든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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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인천 생산기지 내에 있는 DME 실증 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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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순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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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DME사업단 직원들이 실증플랜트를 점검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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