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휴대폰 수출 실적이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휴대폰 수출금액은 85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출액 152억8800만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상반기가 상대적으로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는 27%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08년(221억14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200억달러 고지 재탈환도 기대된다.
휴대폰 수출 금액은 1984년 이후로 1996년과 2006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성장을 구가해왔다. 하지만 애플 발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출이 반등한 데는 삼성전자 갤럭시S2를 비롯한 각 제조기업의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이 주효했다. 중국 내수용을 제외한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갤럭시S2는 해외에 내놓은 지 두 달여 만에 300만대가 넘게 수출됐다. 주 생산기지인 구미 공장은 휴가철에도 지난달 31일 하루밖에 라인 가동을 쉴 수 없었을 정도다.
자사 모든 단말기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팬택도 지난해에 비해 수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량(추정치)은 총 372만대로 지난해 상반기 316만대에 비해 18% 가까이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 450만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한 해 1000만대 수출 고지도 욕심내볼 만하다.
팬택이 수출에 주력한 기존 모델은 주로 보급형이다. 지난 2월 해외시장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브리즈2’를 비롯해 5종의 보급형 모델이 100만대 넘게 수출됐다.
업계는 휴대폰 수출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유럽 시장에 대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급을 늘리는 한편, 스마트폰 국내 생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수출 금액은 각각 전년 9억1100만달러와 9억6500억달러에서 5억3000만달러, 5억400만달러로 40% 이상씩 줄었다. 스페인·헝가리·네덜란드 등에서도 30~50% 감소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나 애플·HTC 등에 많이 밀렸던 탓이다.
지식경제부는 이에 앞서 7월 IT 수출이 131억2000만달러, 무역수지는 64억4000만달러 흑자로 5개월 연속 130억달러대 수출 및 60억달러대 흑자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월간 기준 IT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메모리 및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해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스템반도체 등 융합 핵심품목 수출 호조로 일평균 수출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휴대폰·TV·스마트패드(태블릿PC)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TV 수출은 3DTV·스마트TV 등 프리미엄 제품과 TV 부분품 수출 호조로 두 자릿수 증가했고 스마트패드는 1억7000만달러 수출로 전월 대비 17.5% 증가했다. 강명수 지경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하반기 전통적인 IT 제품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IT 수출은 1600억달러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정미나 기자
<표>한국 휴대폰 수출 실적(품목구분 : MTI 8121 무선전화기, 단위 : 백만달러)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