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한 배를 타게 된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한때는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의 초대형 합병을 성사시켜 다임러 크라이슬러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벤츠 ‘E클래스’를 베이스로 개발된 크라이슬러의 후륜 구동 대형 세단이 바로 300C다.
어찌 보면 쌍용 체어맨과 유사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차다. 300C는 독일 정통 세단의 뼈대로 만들어진 만큼 그 때까지의 아메리칸 대형 세단들과는 차별화된 탄탄한 달리기 실력이 돋보였고, 후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도 선보여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300C가 2세대로 진화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가 30㎜, 너비가 25㎜ 늘어났지만, 높이는 오히려 90㎜나 낮아졌다. A와 C필러를 많이 눕혀 좀 더 날렵한 지붕라인을 만들면서 지붕도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동일해 뼈대까지 바꾸지는 않았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 개선이다. 우선 지붕선 변화로 좀 더 스포티해졌고, 전반적으로 존재감을 강조한 선 굵은 모습은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섬세하게 다듬어 더욱 고급스럽게 변화했다. 알고 봐서 그런지 피아트다운 터치가 보이는 듯도 하다.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거대한 20인치 알루미늄 휠도 크기와 함께 세련된 디자인이 시선을 끈다. 바이제논 헤드램프에는 LED 주간 주행등도 넣었다. 날개를 형상화한 크라이슬러 엠블럼도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해 곳곳에서 새로운 크라이슬러의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전체적인 느낌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미국차면서 독일차 느낌을 강조하려고 애썼던 이전 모습에서 보다 부드러우면서 여유를 강조한 이탈리안 감성이 묻어나는 쪽으로 변했다. 가장 화려한 모습은 푸른 조명의 계기판에서 찾을 수 있다. 청명한 바닷속이나 푸른 창공 느낌이 나면서, 그 동안의 미국식 투박함과는 차원이 다른 세련됨이 돋보인다. 와이드 모니터가 대세인 시대에 아이패드처럼 정사각형에 더 가까워진 모니터 속으로 많은 기능을 통합한 유커넥트 오디오 시스템 덕분에 센터페이서는 심플해졌다. 모니터는 다시 상단 메인 스크린과 하단 메뉴 스크린으로 나뉘어 오디오, 내비게이션, DMB 등 멀티 인포테인먼트를 지원한다. 오디오는 9개 스피커로 7.1채널 사운드를 제공하는 알파인 시스템이다.
엔진은 기존 3.5리터 대신 새로운 3.6리터 펜타스타 V6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96마력과 최대토크 36.0㎏·m를 발휘한다. 이 엔진에서는 감속할 때 엔진에 연료 공급을 완전히 차단해 연비를 높여 주는 ‘능동형 감속 연료 차단 장치’가 돋보인다. 하지만 변속기는 아쉽게도 과거 벤츠 시절부터 사용하던 오토스틱 자동 5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최고출력이 296마력이나 되지만 파워풀한 가속 대신, 웅장한 느낌이 나는 전진을 보여준다.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존재감을 과시하듯 여유 있는 달리기에 적합한 편이다. 변속은 1단에서 90㎞/h, 2단에서 150㎞/h에 도달하고, 3단 195㎞/h 정도에서 가속이 차단된다. 7단, 혹은 8단 변속기가 대세를 이뤄가고 있는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변속기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빠른 시일 내에 디젤 엔진과 고효율 변속기가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승차감에서는 여전히 독일차 특유의 안정감이 많이 살아 있다. 웅장한 스타일과 함께 뉴 300C의 여전한 매력이다.
독일 태생의 정교함과 탁월한 안정감에 미국적인 웅장함이 매력이었던 300C는 이제 이탈리안 감성도 더해져 새로운 상품성을 선보인다. 넓은 개방감의 파노라마 선루프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고급 편의 장비를 모두 더하고도 가격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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