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떠나도 애플은 건재했다.’
올해 초 수장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면서 애플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애플은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문제없음을 과시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애플은 2분기 매출 285억7000만달러(30조1842억원), 순이익 73억1000만달러(7조732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2%, 순이익은 125%가 는 수치다.
라이벌인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2% 줄어든 3조7000억원(잠정집계)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애플의 최고 실적에는 아이폰·아이패드의 전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량 증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2034만대로 1년 전에 비해 142% 늘었으며, 아이패드는 183% 신장한 925만대가 세계에 팔렸다.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 성장세가 돋보였다. 애플의 아태 지역 매출은 63억3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대만·홍콩 지역의 매출은 38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배나 늘었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 팀 쿡은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의 표면을 이제 긁기 시작했다”면서 “애플에 어마어마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했다.
애플이 하반기에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맥PC는 아이폰·아이패드의 성장세에는 못 미치지만 전년 대비 판매량이 14% 증가한 395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PC시장 성장률 2.6%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하다. 아이팟만 유일하게 매출과 판매량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애플의 실적 호조는 3분기에 내놓을 iOS5와 i클라우드, 아이폰5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우리는 올 가을 iOS5와 i클라우드 출시를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오픈하이머 애플 CFO는 3분기 실적은 2분기 보다 다소 낮은 250억달러로 예측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애플의 실적 호조를 애플 생태계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애널리스트 롭 에덜리는 “경쟁사가 제품을 만든 뒤 팔리기를 기대한다면 애플은 사람들이 사고 싶도록 제품군을 설계해 앱·액세서리 모든 것에서 수익을 낸다”며 “애플은 공식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실적 발표 직후 외신들은 애플 이사회 중 일부가 스티브 잡스의 후임을 물색했다는 보도를 했지만 애플은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