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활성화하여 활기를 불어넣고,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춰줄 기대주다. MVNO는 독자적인 이동통신망과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기존 통신요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찍이 2000년대 초 도입돼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와는 또 다른 형태의 서비스로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모았으나 국내에서는 단순재판매 서비스에 머물면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재판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SK텔레콤을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정하고, 이를 통해 MVNO사업을 펼칠 수 있는 ‘별정 4호’ 자격을 신설하면서 활성화 기반이 마련됐다.
이달 초를 전후로 아이즈비전,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인스프리트, 한국정보통신, 케이디씨 등이 서비스를 개시했고 온세텔레콤, 몬티스타텔레콤, 대성그룹 등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에 대응해 기존 재판매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등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MVNO 서비스의 강점은 저렴한 요금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 3사에 비해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적은 만큼 최대 20~30% 가량 저렴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게 사업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으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MVNO가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양한 틈새형 서비스와 응용서비스도 MVNO의 강점이다. 주한 외국인과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과 데이터 통신 전용서비스, 중소기업을 위한 B2B 통신서비스 등 기존 이통 시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상품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이후 후불통화 MVNO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추가로 신규 사업자가 서비스를 개시하면 MVNO가 단순한 기대주를 넘어 그 이상의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규사업자가 초기 시장에 연착륙할 때까지 이동통신사업자(MNO) 계열사의 MVNO 시장 진입을 막아줬고, 추가로 다량구매할인율을 마련한 것도 MVNO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없지는 않다. 이미 보급률 100%를 넘어선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고, 기존 이통 3사에 비해 뒤처지는 마케팅·영업 기반과 부족한 단말제품군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MVNO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뿐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적시적소에 공급하는 신속한 추진력과 사업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MVNO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낮은 요금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3사 중심의 이동통신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발굴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