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국산화, 핵심기기 경쟁력 확보 있어야

 국내 화력발전사업이 국산화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요 핵심기기에 대한 경쟁력과 신뢰도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확보기술로 가능한 화력발전소의 국산화율은 최대 95% 수준. 하지만 대다수의 발전소들은 평균 70~80% 수준의 국산화가 진행된 상태다. 비용과 효율을 따져야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산장비는 굳이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핵심기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발전 관련 국산기술 중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한 부문은 일부 요소기술과 보조기기 제작기술 등으로 핵심 기술인 저질소산화물 버너·대형 가스터빈·터빈 블레이드 냉각기 등은 기술 수준이 낮은 편이다.

 가스터빈은 발전소 전체 설비 비용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기기지만 웨스팅하우스와 GE가 각각 27%와 25%의 국내점유율 가지고 있고 두산중공업의 점유율을 5% 수준이다. 또 이들 핵심기기는 WTO 정부조달협정상 국제입찰 대상에 포함되는 것들이 대다수여서 국내 업체 편의를 봐줄 수도 없다.

 효율과 안정성·검증을 중요시하는 발전시장 특성상 핵심 국산화기기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실증을 통한 레퍼런스를 우선적으로 확보해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발전 관련 전력원천기술 전체 개발 사례는 조금씩 줄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전력원천기술 개발과제 수는 2005년 440개에서 2009년 295개까지 줄었다. 정부지원 예산도 2005년 1758억원에서 2009년 1281억원으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산업의 중심축이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움직이면서 관련 기술개발과 투자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2009년 정부지원예산은 2153억원으로 2005년 83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중소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다. 발전회사들이 대·중소 상생을 외치며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참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소기업의 전력원천기술 과제 참여는 2007년 70개로 정점을 찍었지만 2009년 29개로 추락했다. 세계적으로 가스터빈 고온부품이 중소기업 위주로 제작 및 납품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종민 기초전력연구원 연구기획팀 팀장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정부와 기업들이 몰리면서 기존 발전 및 전력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며 “효율성과 신뢰도, 기술적용 부문에서 충분한 틈새시장이 있는 만큼 균형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전력원천기술 분야 연구 및 투자 현황

 자료: 에너지기술평가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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