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게임 자율심의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애플과 구글의 게임 카테고리 개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에는 자율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고스톱·포커류(이하 고포류) 게임에 대해 국내 규제기관과 애플 간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임 카테고리 개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게임법 개정안에 따르면 고포류 게임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인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돼 자율심의제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사전심의 대상이다.
즉 애플과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등록된 모든 고포류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는 직접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로부터 사전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애플이 자체 심의 기준에 따라 고포류 게임을 대부분 12세 이용 게임으로 분류하고 있어 국내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일부 게임사들이 애플 앱스토어에 18세 이용가 고스톱 게임을 출시했지만, 애플 측이 12세 이용 등급을 고집해 결국 국내 유통을 포기해야 했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고포류 게임에 대해 일관된 정책을 유지해온 애플이 과연 국내의 고포류 기준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과연 국내 시장만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개발한 겜블을 게임위에 넘길지는 의문"이라며 게임 카테고리 개설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해서 사행성 게임에 대한 국내 기준을 단숨에 애플 수준으로 낮출 수는 없는 일이다.
청소년 이용 등급을 받고 이를 사행성 게임으로 개조 또는 변조해 악용하는 사례가 최근에도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으며, 웹보드게임의 폐해 역시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사행성 이슈가 남아있기 때문에 갑자기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문화부는 오픈마켓 게임 자율화를 내용으로 한 게임법 개정안 시행을 알림과 동시에 웹보드 게임 사행화 방지 가이드라인도 함께 발표해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 의지를 명확히 했다.
문화부는 온라인게임에서도 환전 행위 등 사행성 문제가 이어짐에 따라 게임물 전반에 대한 사행화 대응 방안도 가이드라인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법 개정안 시행에도 애플과 구글이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는다면 결국 문제는 다시 원점"이라며 "이번 갈등은 고포류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난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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