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음성통화 제공, 통신사와 대립 불가피
카카오톡에서 무료 음성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대표 이제범)는 무료 메시지 전송 기능만 있던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무료 음성 통화(mVoIP) 기능을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4세대 LTE서비스로 망 환경이 개선되면서 2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소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위치기반 광고 서비스를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하는 동시에 음성서비스를 활용해 가입자 기반을 묶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2주 정도 후면 카카오톡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라며 “가입자 2000만명 확보 시점에 맞춰 무료 음성 통화를 비롯, 일본 진출과 위치기반 광고 등 카카오톡의 새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무료 음성 통화는 언제? 수익 모델은 어떻게?’
회원 수 1700만명이 넘는 국민 앱으로 성장한 카카오톡을 따라다니던 질문 두 가지다.
카카오는 이 같은 질문에 가입자 2000만 돌파를 앞둔 시점에서 해법을 내놨다. 음성 통화 기능을 도입하고 위치기반 광고 중개 등의 수익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이 음성 통화 기능을 앞세워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며 맹추격을 해오는 상황에서도 신중한 입장이었다. 음성통화 기능은 아직 시기상조로, 핵심인 메시징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가입자가 2000만명에 육박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는 판단이 서자 위치기반 광고 등 수익 모델을 전격 도입했다. 나아가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해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다음 마이피플과 통신사 및 휴대폰 제조사 모바일 메신저 추격을 뿌리치고, 스마트폰 소셜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히려는 행보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이미 카페베네 등 20여개 업체와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자체 플랫폼 위에서 웹과 통합된 유무선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선보인 것과 유사하다. 일본·미국 지사 설립으로 해외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 구축의 일환이다.
통신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2000만 카카오톡 사용자가 무료 통화를 이용하게 되면 통신사 수익 기반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데이터 통신망 과부하 문제로 통신사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데이터 망 부하 책임 소재와 망 중립성, 무임승차와 소비자 편익 등의 논의도 격화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데이터 통신 환경에 음성 서비스가 흡수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브로 음성통화 탑재가 실현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얼마 전 “LTE 서비스 등 환경 조건이 갖춰지면 음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