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마케팅 본격화로 품귀현상 나타나
이동통신 3사의 4세대(G) 마케팅이 본격화되면서 4G 와이브로 휴대공유기(라우터)가 없어서 못 파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4일 KT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와이브로 라우터 ‘에그’ 판매량은 2만7600여대를 돌파했다. 인기 모델의 경우 하루 판매량이 1300대를 넘어섰다. 올해 초 만해도 월 판매량 5000대를 넘지 못하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수요가 갑자기 폭주하자 서울 강남 등 일부 KT대리점에서는 제품이 없어 예약 판매까지 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 서초동 한 대리점 관계자는 “‘스토롱에그’와 같은 일부 모델은 확보한 물량보다 구매자가 더 많아 주문 예약을 받아놓고 KT의 추가 물량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KT도 이같은 수요를 예상하지 못해 당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하루 판매량 1300여대는 웬만한 인기 스마트폰 판매량과 맞먹는 수치로 회사 내부에서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라며 “일부 모델의 경우 공급 부족이 나타나자 8월로 예정된 물량을 한 달 앞당겨 투입하는 등 비상 수급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와이브로 라우터 인기는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롱텀에볼루션(LTE)으로 4G 마케팅에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이 4G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TE가 아직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서비스만 가능한데 반해 와이브로는 전국망을 갖춰 ‘4G 선점효과’를 누리는 양상이다. KT는 지난달 ‘3G+와이브로 결합 요금제’까지 내놓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KT가 지난 5월 선보인 새 라우터 제품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모다정보통신·KT테크 등이 공급하는 새 제품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라우터 크기를 줄이고 배터리 용량도 늘려 최대 9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KT는 여세를 몰아 스마트패드·넷북 등과 묶은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와이브로 바람몰이에 나설 태세다. 지난 주말 판매를 시작한 4G 스마트패드 ‘플라이어 4G’와 함께 조만간 출시될 ‘갤럭시탭 10.1’이나 ‘크롬북’에도 와이브로 라우터를 패키지로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지난 주말부터 LTE 모뎀과 라우터 판매를 시작해 4G 통신 장비가 하나의 ‘테마 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달부터 토요일에도 통신 개통이 안 돼 초기 모뎀과 라우터 판매량을 집계하지 못했지만 일선 대리점에 이들 제품 구매 문의가 잇따르는 등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휴대공유기(라우터)=들고 다니는 무선 인터넷 중계기다. 언제 어디서나 바로 와이파이 존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를 최대 7대까지 동시 연결할 수 있어 스마트기기 열풍과 함께 각광받고 있다.
◇KT 와이브로 라우터 일 평균 판매량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