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요금 OECD 국가 중 평균 이하

통신료 인하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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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OECD 주요 국가 가운데 평균 이하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신 요금 수준이 불과 2년 만에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통신료 인하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사업자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아울러 9월부터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진행하는 기본료 인하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OECD정보정책위원회 산하 통신인프라·서비스정책 작업반은 지난 주말 ‘OECD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11’을 공개했다. OECD는 지난 1980년부터 격년 단위로 회원국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현황을 발표해 왔다. 업계에서는 아웃룩이 요금제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아웃룩에 따르면 OECD 34개국 중 한국의 요금수준은 평균 이하로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 순위는 34개 OECD 국가 중에서 시장 환율 기준으로 소량(30콜)은 8번째, 중량(100콜)은 7번째, 다량(300콜)은 12번째, 초다량(900콜)은 6번째, 선불(40콜) 22번째, 문자(메시지)는 4번째로 각각 싼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측은 “2009년에 비해 우리나라 요금 순위가 상당 부분 저렴한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반면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계 통신비 비중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통신비 비중은 4.4%로 집계돼 전체 비교 대상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방통위는 국내 가계통신비 비중이 높게 나타는 것은 이용량, 소득 수준(GDP), 서비스와 ICT 보급률, 요금수준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의 눈>

 통신요금 면에서 OECD 주요 국가에 비해 평균 이하라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통신사업자는 일제히 안도했다. OECD 아웃룩 통계치가 새로운 요금 정책을 결정하는 데 ‘복병’이었기 때문이다. 2009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게 나온다면 최근 요금 압박 분위기와 맞물려 더 상당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OECD 국가 가운데 통신료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오면서 요금 인하 국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9월 기본료를 인하해야 하는 SK텔레콤은 물론이고 이에 맞춰 새로운 요금제를 준비 중인 KT와 LG유플러스도 다소 여유를 가지고 요금제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OECD 통신요금을 기준으로 사업자를 압박했던 정치권은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먼저 OECD 국가 중 이동통신료가 크게 떨어진 데는 초 단위 과금제 도입, 결합서비스 할인 확대, 무선데이터 요율 인하 등 다양한 요금 인하 노력을 경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OECD가 2009년 소량(30콜), 중량(65콜), 다량(140콜) 3단계 요금 기준 통화량(바스켓)을 소비자의 다양한 통신 이용 형태를 고려해 6단계로 확대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OECD 국가 중 2위로 나온 가계 통신비 지출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 또한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높아서 지출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방통위는 통신비 비중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2년까지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가입률이 급격히 중가하면서 비중이 높아졌으나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신비 비중은 조사 연도 기준으로 2002년 5.6%에서 2004년 5.3%, 2006년 4.8% 2008년 4.5%에 이어 이번에 4.4%(2009년 기준)로 떨어졌다. 통신사업자연합회 측은 우리나라가 1인당 소비 지출액 중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맞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OECD 아웃룩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투자 활력을 잃지 않은 선에서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MVNO사업자 진입 등으로 시장 자율적으로 통신 요금이 인하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연합회 측은 “통신요금 수준이 OECD 국가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는 점에서 소모적인 통신 요금 인하논쟁을 매듭짓고 통신요금 이슈에 가려 더욱 중요하지만 관심 밖이었던 IT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2011년 우리나라 요금 수준 비교(저렴한 순위)

 

 자료: OECD 아웃룩 2011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