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저린` 필적하는 디자인 전문기업 만든다

 ‘한국판 탠저린’이 육성된다. 탠저린은 영국 디자인 전문업체로 애플 아이팟과 아이맥, LG전자 디오스 냉장고를 디자인했다.

 최근 지식경제부가 주력 신산업 분야에 예산을 몰아주기로 결정한 가운데 내년 예산 중 ‘디자인’ 산업에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운 예산을 증액 편성해 주목된다. 지식경제부는 바이오·헬스 등 주력 신산업 분야 R&D 예산 비중은 높이고 비R&D 분야는 전년 대비 약 30%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비R&D 분야 중 ‘디자인 전문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액한 약 600억원을 배정했다. 지경부 예산 편성안은 30일까지 기획재정부에 제출된다.

 최종 예산 액수는 재정부 예산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지경부 내부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은 지난 2009년 ‘애플 쇼크’가 계기가 됐다.

 세계 IT시장 지형을 바꿔 놓은 ‘아이폰’ 인기 비결은 디바이스 자체의 유려한 디자인뿐 아니라 사용자경험(UX) 등에서도 이용자 감성을 고려한 전방위적 ‘디자인’의 힘이 컸다고 판단한 것.

 최중경 현 장관과 윤상직 제1차관뿐 아니라 전임 장차관 시절부터 디자인 부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호 전 1차관은 재임 당시 실무회의 때마다 “디자인 강화방안을 가져오라”고 지시할 만큼 관심을 쏟은 바 있다.

 해외에는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디자인 전문기업이 많다. 아이폰보다 앞서 세계 주목을 받았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디자인한 탠저린이나 미국의 IDEO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이 기술 R&D 외에 ‘디자인’까지 챙기기엔 여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경부는 디자인 전문기업 육성책을 마련하고 예산 증액은 물론이고 역량 있는 중소 디자인 전문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수주 형태의 중견 전문 디자인 기업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경부는 지난 4월, 2015년 디자인 경쟁력 세계 7위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디자인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 △디자인기업 및 전문인력 고도화 △미래지향적 디자인생태계 조성 3대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800개 디자인 소자본 기업에 400억원이 지원된다.

 박종원 지경부 디자인브랜드과장은 “우수한 디자이너 인력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역량 있는 중소 디자인기업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애플에 필적할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인기업 육성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 어필하는 디자인 대표국가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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