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고화질(HD)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면서 모바일 HD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4세대(G) 이동통신과 맞물려 향후 스마트패드에도 ‘HD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HD폰 출시 전략은 텃밭인 TV사업과 시너지를 염두에 둔 포석이어서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HD폰을 ‘갤럭시S 시리즈’와 또 다른 플래그십 모델로 띄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D폰, 결국 애플 겨냥=국내 휴대폰 3사가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HD’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온 것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HD 동영상은 LTE·와이브로 등 4세대 스마트폰을 띄우는 킬러 콘텐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도 4G폰 출시에 맞춰 HD 영화를 1분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부각할 계획이다.
준비 부족으로 내년 초에나 4G폰 출시가 가능한 애플보다 4G폰을 선점하는데 HD만큼 좋은 마케팅 포인트도 없는 셈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전자책과 같은 정적인 콘텐츠보다 동영상 등 동적인 콘텐츠를 더욱 선호해 HD폰의 소비자 소구력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TV 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D를 매개로 TV와 연계 마케팅도 가능하다. 이미 LG전자의 경우 이달 말 출시하는 3D 스마트폰 ‘옵티머스 3D’와 3D TV 연계 마케팅을 본격화한 상태다.
HD를 테마로 TV와 스마트폰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거나 HD 콘텐츠 공유 서비스 등을 펼칠 수 있다. 이럴 경우 TV 라인업이 없는 애플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원톱’서 ‘투톱’으로 갈까=삼성전자의 HD폰 출시는 ‘갤럭시S 시리즈’로 대변되는 ‘플래그십 모델’ 출시 전략의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현재 갤럭시S 시리즈에 적용된 아몰레드(AMOLED) 패널은 아직 기술적으로 HD 해상도 구현이 어렵다. 이 때문에 HD 스마트폰을 내놓으려면 LCD 패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갤럭시S=아몰레드’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온 삼성으로서는 HD폰에도 ‘갤럭시S’라는 브랜드를 쓰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를 반영하듯 “현재 LTE 스마트폰에 LCD 패널을 사용해 HD급으로 내놓을지, 기존 아몰레드 패널을 사용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삼성이 ‘갤럭시S’와 다른 브랜드를 만들고 2개의 ‘플래그십 모델’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현재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가 1년 주기로 신모델이 나오지만 아무리 좋은 신모델도 출시 6개월이 지나면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원톱 전략으로는 6개월짜리 장사밖에 안 되지만 ‘제2의 갤럭시’ 브랜드가 만들어지면 번갈아 가며 1년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은 당장 올 가을로 예정된 ‘아이폰5’에 맞설 새로운 대항마가 필요하다. 내년 초 ‘갤럭시S3’ 출시 전에 나올 올 가을 모델이 이래저래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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