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업계, 신제품 양산 지연과 경쟁사 속속 진입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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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전문업체들이 신제품 공정의 수율을 안정화시키지 못해 난관에 빠졌다. 올 들어 국내 중견 TSP 업체들은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 등 신제품 양산에 돌입했지만, 공정 수율 불안으로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대만 업체들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터치 시장 공략도 거세지는 상황이어서 TSP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TSP 업체들은 최근 신제품 양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제품 두께가 얇아지고, 디스플레이 테두리(베젤) 부분이 좁아지는 최신 스마트기기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발 TSP 업체들이 그동안 주력했던 일반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터치 기술은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두 장의 ITO필름을 포함해 여러 장의 필름을 증착하는 탓에 두껍고 빛 투과율도 떨어지는 것이다.

 선두권 업체들이 지난해말부터 기존 일반 터치(GFF)보다 광학 특성이 좋고 얇은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G1F 및 G2) 개발에 사활을 걸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의 공정 수율 안정화가 당초 계획보다 계속 지연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고객사인 세트 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 후속 모델인 갤럭시탭8.9를 G1F로 개발하다가 GFF로 이원화했다. G1F의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터치 업체들이 부진한 사이 최근 대만 업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거세지는 추세다. 국내 업체들의 텃밭이었던 LG전자·모토로라 등은 일부 신제품 모델에 대만 윈텍의 ITO글라스 터치를 적용하고 있다. 모토로라 스마트패드인 줌(Xoom), LG전자의 옵티머스 2X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하반기 출시하는 4.5인치 신제품 스마트폰에도 윈텍의 터치가 적용된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AM OLED 일체형 터치(OCTA)로 삼성전자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업체들도 일체형 터치를 개발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IT시장은 기술 변화에 뒤처지면 한 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는 무서운 곳이다”면서 “국내 터치 전문업체들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트렌드 변화에 지금보다 더욱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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