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 배심원이 심리 기간 중에 피고인과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눠 법정 모독죄로 감옥살이를 할 위기에 처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법정 모독죄와 관계된 것은 영국 최초의 일이라 16일 열릴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BBC, 가디언 등 주요 영국 언론은 40세 여성 배심원인 조안나 프레일이 피고인인 제이미 스튜어트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재판과 관련한 채팅을 하는 등 ‘법정 모독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프레일은 작년 8월 3일 자신이 배심원으로 속해 있는 마약 관련 범죄 재판 심리 중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제이미 스튜어트의 삶이 자신의 젊은 시절 삶과 닮아 동질감을 느끼고 페이스북에서 먼저 대화를 신청했다.
프레일은 대화 도중 현재 재판 과정에 대한 세세한 정보는 물론이고, 공범자들의 처벌 가능성을 묻는 스튜어트의 질문에도 답변을 해줬다. 당시 스튜어트는 맨체스터 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프레일은 재판 과정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소회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일의 이 같은 행위는 법정 모독죄(Contempt of Court Act 1981)에 해당하며, 법정 모독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2년이다.
프레일은 이외에도 스튜어트와 공범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배심원은 법정에서 주어진 증거로만 판단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위배된다.
가디언이 공개한 둘의 대화에는 ‘lol’ 같은 인터넷 용어가 자주 등장하며, 둘은 재판이 끝난 후에 페이스북 친구로 남고 계속 연락하기를 약속하는 등 친근함을 나타냈다.
현재 프레일은 배심원 자격을 박탈당했으며, 16일 열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스튜어트에 대한 무죄 판결은 취소돼, 스튜어트는 런던 고등법원에서 재심을 받게 된다.
프레일 측 국선변호인은 “(프레일이) 법적 절차를 교만하게 무시할 의도는 없었다”며 “현재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낙담하고 있으며, 감옥행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레일의 불행한 과거와 현재의 가정 불화 등을 강조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처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 대법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형량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감옥에 가야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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