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여수산단 순간 정전사고는 계측기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했다. 전력 품질이 떨어져 계측기가 오작동했다. 이로 인해 입은 피해액은 700억원대로 추산됐다.
이같이 전력 품질 불량으로 순간정전이 일어나 매년 산업계가 입는 피해액은 6500억원 가량 된다. 순간정전이나 빛이 깜박하는 플리커 현상 등이 반도체 등의 정밀제품 불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력품질의 상태를 정확히 측정해야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전력품질 측정 수준은 상당히 저급한데다 표준화가 안돼 있어 측정기기의 신뢰성 검증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술수준은 스마트 그리드가 도입될 경우 직류의 전압은 800㎸정도는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하지만, 현재 국내 기술의 최대 측정능력은 이의 8분의 1인 100㎸이다. 전류는 최소 10㎄는 돼야하지만 이의 10분의 1인 0.1㎄에 불과했다.
또 교류 측정분야에서 전압은 스마트 그리드 요구수준의 4분의 1, 전류는 무려 12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대전력 에너지 측정 자체가 현재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력 품질은 과도전압이나 고조파(파형 찌그러짐), 순간전압변동, 부분 방전, 임펄스 등에 대응할 수 없는 기본파만 측정하는 수준이고, 위상 측정의 경우 GPS에 의존한 시각동기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고전압, 대전력에 해당하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력 품질 측정표준 예산은 올해 ‘제로’다. 차세대 전력망에 맞는 전력품질과 에너지효율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 또한 볼모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전력품질 관리의 시급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기센터 김규태 박사는 “전력 품질을 측정하는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스마트 그리드가 공염불 그리드로 전락할 수 있다”며 “국내 적용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 모델의 해외수출을 위해서도 국제적 수준의 측정표준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마트 그리드에 대응할 과제로 관련 학계는 대전력 표준 시스템 확장 기술과 전력품질 및 에너지효율 측정 표준 구축,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다원화 IT기반 시각동기 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선 향후 5년간 200억원이 투입돼야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박사는 “유럽은 네널란드와 독일 등 18개국이 참여하고있는 유럽연합측정연구프로그램(EMRP)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 등은 이미 연구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데 반해 국내선 지나치게 한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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