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 3DTV 가운데 어느 제품이 얼마나 더 팔렸을까. 지금 상황에서는 정확한 답이 없다.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는 가전 판매량 조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는 1분기부터 제품 관련 매출 현황자료를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제공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동안 GfK는 가전 전문매장과 백화점 등의 자료를 근거로 시장 집계 자료를 제공해왔다. 가전 내수시장을 진단하는 주요 데이터로 활용돼 왔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25%를 차지하는 하이마트 데이터가 빠지면서 신뢰도를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온라인 쇼핑몰 1위인 G마켓도 모기업인 미국 이베이의 정책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가전 판매 데이터 제공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다나와·에누리·어바웃 등)들이 생산하는 온라인 기반의 가전 내수 판매 데이터도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최대 쇼핑몰인 G마켓을 통한 가전제품 세부 판매정보가 없어 시장 동향의 대표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G마켓은 다만 총액 기준 정보는 제공 중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각 사 전략이 담긴 영업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것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며 “주요 가전사와 유통업계는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지만 외부 공표에 대해서는 회사마다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시장 정보가 없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입소문이나 각사가 제공하는 광고에 의존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품 판매 순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어 구매 기준을 설정하는데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나마 해외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를 판단근거로 각사 제품의 순위나 점유율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객관성 있는 협회나 주요 가전사·유통사가 함께 참여해 시장 데이터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일부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각 회사별 입장이 달라 쉽게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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