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아이패드3 보여달라"…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맞소송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초반 기세싸움으로 번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갤럭시S2, 갤럭시탭 10.1 등 신규모델 공개 승인을 받아내자 반대로 애플의 차세대 제품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법조계에서는 특허소송 과정에서 타사 제품 정보 공개 요구는 본격적인 법정싸움 전에 일반적인 사전자료 수집절차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애플의 요구 이후에 곧바로 비슷한 조치를 취한 것은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특허 변호인단은 미국 법원에 아이폰5, 아이패드3 견본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아이폰5 및 아이패드3과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애플의 차기 제품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의 추가 소송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사 제품과 애플의 차기 모델의 유사성을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요구한 제품은 애플이 요구한 갤럭시S2나 갤럭시탭 10.1처럼 정보가 거의 공개된 제품이 아니어서 애플을 더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나 아이패드3의 정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대립각을 세우면서 애플에 주도권을 주지 않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애시 당초 애플의 특허소송 제기가 로열티를 챙기는 실속보다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만큼 삼성전자도 역이용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반도체, LCD 등의 특허 소송에서 사사건건 대립하다 결국 지친 양측이 합의하는 수순을 밟아온 것처럼 이번 소송건도 대립이 격해질수록 합의가 빨라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