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벤처캐피털 업체의 중국 벤처투자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에서의 투자 및 기술검증 경험이 적극 활용된 결과로 파악된다.
엠벤처투자·LB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선두 벤처캐피털업체는 중국·대만 등 중화권 벤처기업에 투자해 최고 10배에 달하는 자금 회수를 바라보고 있다. 과거 벤처 버블기와 달리 현재는 코스닥이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국내에서는 투자 대비 3~4배 수익만 거둬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10배는 이른바 ‘대박’으로 불린다.
국내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중화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중국·대만 등 중화권 국가와 산업 연관성이 높은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중국과 비교해 한발 앞서다 보니 중국에서 잠재력 있는 기술과 기업을 찾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 “우리 기업이 진출한 지 10년가량 지나고 있어 앞으로 성공 사례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벤처투자 프런티어 기업인 엠벤처투자는 J터치(대만)와 TPK홀딩스(중국)에 각각 10억원대와 30억원 규모를 투자해 이미 회수한 자금을 포함, 모두 5배 안팎의 수익률을 내다보고 있다. J터치는 휴대폰·내비게이션 등에 사용되는 터치패널을 만드는 곳이며, TPK홀딩스는 미국 애플 아이팟·아이패드용 터치패널 공급사다. 엠벤처투자는 이들 회사 이외에도 연내 중화권 투자기업 가운데 많게는 4곳을 추가로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동영상 재생 서비스 업체인 PP스트림에 2008년 4월 투자해 10배 이상의 투자수익 실적을 예고했다. 투자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투자 관행을 고려할 때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PP스트림은 우리나라 ‘곰플레이어’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업체로, 가입 고객 수가 2억명에 달한다.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연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매매 제의를 받았으나 상장 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면서 “10배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지난해 9월 국내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중국 상하이 소재 썽눙 PV-테크(코스닥 상장명 성융광전투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썽눙 PV-테크는 잉곳에서부터 태양전지 모듈까지 수직 계열화한 태양광업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시장의 잠재력을 지켜보던 중 2008년부터 순이익을 내며 성장세를 나타내자 58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매도제한 상태로 이것만 풀리면 3배 규모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혁 엠벤처투자 대표는 “세계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중국에서 목숨을 걸고 투자처를 찾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양국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중국기업을 정확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중국에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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